11월 지난해 동기보다 10%올라 .. ASF 발생여파 강세 흐름 지속 조기출하에 가을철 물량 감소 .. “내달 상순까지 가격 유지전망” 비수기인 11월에도 돼지고기 경락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양돈업계의 희비가 엇갈린다. 농가들은 경락값 강세에 힘입어 상반기 누적됐던 적자를 회복하는 반면 육가공업계에선 원가율 상승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모양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26일 돼지고기 경락값(거세 기준, 등외 제외)은 1㎏당 평균 5189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735원)과 비교해 9.6% 높다. 돼지고기 가격은 올 5월까지만 해도 소비부진과 공급과잉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10%가량 낮은 약세장을 보였다. 하지만 6월 중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에 따른 출하제한 등으로 1㎏당 경락값이 일시적으로 6000원대까지 치솟으며 강세로 전환됐고, 7∼8월에도 ASF가 연달아 터지며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9월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하락세를 전망했던 것과 달리 이례적으로 월평균 경락값이 1㎏당 5900원을 기록하며 초강세를 보였다. 비수기인 10∼11월에도 지난해보다 강세를 이어가는 등 예상 밖 호조세를 띤다. 전문가들은 조기출하 현상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6∼8월 강세가 이어지자 농가들이 조기출하에 적극 나섰고, 그 결과 비수기(10∼11월) 출하물량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올해 10월1일∼11월27일 돼지 경매마릿수는 8만6730마리로 지난해(9만9986마리)보다 13.3% 줄었다. 우성유통 팀장은 “7∼8월엔 적정 출하 체중(110㎏)에 미달하는 돼지가 도축장에 많이 나올 정도로 농가들이 조기출하에 적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대적인 공급이 부족한 데다 9월 이후 이어진 무더위로 돼지들의 증체가 지연되면서 지육량 감소를 우려한 육가공업체들이 매수에 적극 나선 결과 강세가 이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이 같은 강세가 12월 상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김장철 수요가 이어져 12월 상순까지는 현재 수준의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일부 지역에선 증체 지연으로 미뤄졌던 돼지 출하가 시작돼 지역에 따라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최근 경상·전라도 지역에선 도매시장에 물량이 쏠려 반입이 거부되는 등 공급과잉 신호가 감지됐다”며 “이 같은 추세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 약세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했다. 육가공업계에선 현재 돼지고기 경락값 강세가 실제 수급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실제 올해 1월1일∼11월27일 돼지 전체 도축마릿수는 1704만2259마리로 지난해(1688만8499마리)보다 0.9% 늘었다. 하지만 올해 같은 기간 경매마릿수는 지난해보다 10.86% 줄어든 53만3745마리에 불과했다. 전체 도축물량 중 도매시장 상장물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3.13%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관계자는 “전체 도축물량은 오히려 늘었음에도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경매마릿수가 감소해 전체 돼지고기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소매단계에선 삼겹살·목심 등의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에 현 가격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하 ⇒ 원문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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