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 남서쪽에 위치한 작은 섬 가파도가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면적이래야 0.85㎢에 불과하고 134세대 281명이 사는 정말 작은 섬일 뿐인데 왜 그랬을까. 바로 우리나라 최초로 구축된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가 3단계 구축 사업을 거쳐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그리드를 우리 말로 쉽게 표현하면 `초소형 전력망`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바로 소규모 지역에서 풍력과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자체적으로 생산, 저장, 소비하는 전력 체계를 뜻한다. 마이크로 그리드는 전 지구적인 과제로 부상한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Q:마이크로그리드가 무엇인가?
A:마이크로그리드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151:Energy Storage System)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 저장, 공급할 수 있는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을 말한다. 주로 섬 지역 등 기존 전력 계통과 연계되지 않은 고립된 지역에서 에너지 자립형 전력망을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에 석탄이나 가스 등을 이용한 화력발전이나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원을 활용해 전력을 자급자족 형태로 활용하는 전력망이라고 할 수 있다.

Q:마이크로그리드가 왜 주목받고 있나?
A:바로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한 전 지구적인 이산화탄소 저감 노력과 신재생 에너지 기술과 시장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그동안 기술 개발에 시간과 자금이 많이 들고, 실제 생활에 적용하기 힘들었던 신재생 에너지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은 아직은 효율이 기존 발전 시스템에 비해 높지 않고, 원가도 비싸 대규모로 확산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 지역에서 실제 신재생 에너지를 적용해보고, 기술과 시장성을 검증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 준다. 또 2020년 전 세계 시장 규모가 4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각국이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Q:가파도 마이크로그리드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A:가파도 마이크로그리드는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만들었다. 한전은 2011년 11월 제주특별자치도와 `탄소 없는 섬(CFI:Carbon Free Island)`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사업)에 나섰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사례였다. 이후 올해 6월까지 3단계에 걸쳐 시스템이 구축됐다. △1단계(11년 11월~12년 9월):기본 인프라 구축 △2단계(12년 10월~14년 6월):운영시스템 고도화 △3단계(15년 2월~16년 7월):시스템 안정화 등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다.

Q:가파도 마이크로그리드는 어떻게 구성되나?
A:마이크로그리드는 크게 에너지관리시스템(EMS206), 분산 에너지원, 운영기기 등으로 구성된다. EMS는 전력망 내에서의 전력·열 부하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경제적인 전력 공급과 자동 발전제어, 최적발전계획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분산 에너지원은 전력망에 실제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원과 디젤발전기, 그리고 에너지를 저장하는 ESS151 등을 말한다. 운영기기는 안정적이고 품질 좋은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력변환시스템, 정지형 스위치, 네트워크 게이트웨이 등을 말한다. 크게 신재생 에너지원과 운영기기, 관리시스템 세부분으로 나뉘는 셈이다.

Q:마이크로그리드로 가파도는 어떤 효과를 얻었나?
A:가파도에 구축된 신재생 에너지 설비 규모는 풍력발전 500㎾, 태양광발전 174㎾, ESS 3.86MWh이다. 이들 신재생 에너지원은 발전에 적합한 바람이 불고, 날씨가 화창한 날이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만도 가파도 전체가 쓸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실제 본격 가동 이후 7일 연속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가파도에서 오랫동안 전력원으로 사용했던 디젤발전기를 돌리지 않고도 전기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서 가파도 주민들의 전기료도 크게 낮아졌다. 실제 한여름에 난방기구를 넉넉히 쓰고도 주민들이 내는 전기요금은 이전의 20% 수준에 불과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파도가 탄소배출 없는 친환경 섬으로 알려지면서 늘어난 관광객들은 더 큰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올 여름에는 아름답고 깨끗한 섬 가파도를 한번 찾아보자.(e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