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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전기 저장했다 꺼내 쓰는 ESS… 4년 뒤 150억달러 시장 선다 등록일 2016.09.05 11:12
글쓴이 앞선넷 조회 472

ESS산업, 현재와 미래

- 배터리로 움직이는 'BoT 시대'
ESS 발달로 대용량 전력 저장… 전기차·에너지 자립섬 등 가능
에너지 효율 높이고 절약까지


- 온실가스 감축·신산업 창출
ESS 시장 年 평균 17%씩 성장
고비용 문제 해결 땐 전기 저장 가전제품 대중화될 듯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된다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에 대해서는 들어 보셨습니까. 자동차에서 냉장고, 세탁기, 장난감까지 모두 인터넷으로 엮이면서 사람과 공간, 데이터가 한 몸이 되어가는 기술과 서비스를 가리킨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이 사물인터넷 개념을 빌려 'BoT(Battery of Things)' 시대를 꿈꾸고 있다. '에너지 혁명 2030'이란 책을 쓴 토니 세바씨가 고안한 단어인데 모든 사물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세상이 머지않았다는 예언이다. 배터리는 휴대전화나 전자기기에만 쓰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동차는 물론, 가정용 전력 공급에도 배터리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좀 전문적인 단어로 포장했지만 요즘 에너지 신산업과 관련해서 자주 등장하는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 저장 장치)가 쉽게 말해 배터리다.

◇ESS로 전기 저장했다 필요할 때 꺼내 쓴다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 장치에 담아두었다가 전기가 필요할 때 공급, 전력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뜻한다. 전기를 직류로 저장하는 배터리, 교류와 직류를 변환하는 전력 변환 장치(PCS), 시스템을 제어하는 운영 시스템(EMS)으로 이뤄진다. 앞서 설명했듯 전자기기나 휴대전화에 주로 쓰였던 작은 배터리가 전기차에 동력을 제공하고,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도록 해주며, 정전 시 비상용 발전기 역할을 하는 초대형 배터리로 커진 셈이다.

ESS가 대중화되면 육지와 떨어진 섬이나 오지 군(軍)부대 등에서 태양광이나 풍력을 활용해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된다. 전기를 많이 안 쓰는 시간에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ESS에 저장했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꺼내 쓰면 된다. 가파도 '에너지 자립섬'도 그래서 가능하게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일사량이 많은 낮에는 가정과 공장에서 태양광 발전을 활용해 전기를 자체 공급하곤 한다. 그래서 낮에는 전력 회사 부하가 덜 걸린다. 그러나 해가 지는 저녁 무렵부터 수요가 급증, 전력 공급이 차질을 빚기도 한다. 그래서 이 시간대 전력 공급을 ESS로 보완하는 조치를 의무화하기도 했다. 낮에 많이 생산한 전기 중 일부를 ESS에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공급하는 거다. 그러면 효율성도 높아지고 굳이 수급 불균형이란 이유로 발전소를 새로 지을 필요도 없어지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ESS 개념도 외

ESS는 배터리뿐 아니라 PCS, 시스템 통합(SI),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건설, 전력 공급·발전 등 다양한 분야 기술이 합쳐진 대표적 융합 산업이다. 앞으로 관련 산업 규모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라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ESS 시장 4년 뒤 10배 커진다
현재 전 세계 ESS 시장은 지난해 24GWh에서 2020년 52GWh로 연평균 17%씩 성장하고, 관련 시장도 2020년에는 지금보다 10배 커진 1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ESS를 설치하는 가정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일본·독일도 설치 비용 3분의 1을 대주는 등 발 빠르게 보급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미국 테슬라는 지난해 4월 가정용 ESS '파워월(Power Wall)'을 출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날렵한 디자인과 300만원대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출시 1주일 만에 3만8000대를 예약 판매하는 등 심상치 않은 관심을 몰고 왔다 7㎾h와 10㎾h 2종류로 내놓았는데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나 전기 요금이 쌀 때 공급받은 전기를 저장했다가 비쌀 때 사용하도록 하는 기기다. 미국 1가구당 하루 평균 전력 소비량이 30㎾h이니 용량이 만족할 만큼 크지 않아 가격에 비해 그다지 경제적이진 않다는 평가이긴 하다. 하지만 테슬라는 2018년 세계 최대 배터리공장 기가 팩토리(Giga Factory)를 완공하면 파워월을 대량생산하면서 가격을 대폭 떨어뜨려 가정용은 물론 산업용 ESS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가정용 ESS 'RESU'를 지난해부터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 올해 새로 나온 '뉴 RESU'는 지난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솔라 어워드 ESS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대 19㎾h까지 용량을 늘릴 수 있는 제품이다. 이제 미래에는 혼수품으로 냉장고, 에어컨과 함께 ESS, 즉 전장고(電藏庫·전기를 저장하는 가전제품)를 장만하는 풍토가 등장할지 모른다.

한국전력도 정부와 손잡고 2014년부터 52㎿ 용량을 지닌 ESS를 구축하기 시작, 지금은 세계 최대 규모인 236㎿를 상업 운전 중이다. 서안성변전소를 비롯, 용인, 계룡, 충주 등 9곳에서 ESS를 운용하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ESS 기술을 축적하면서 국내 ESS 수출 규모는 지난해 북미와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 1억8700만달러 실적을 달성했고, 올해도 상승 곡선이 이어지면서 이미 7월까지 1억7900만달러, 올 한 해 전체로는 4억달러까지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 신산업 핵심인 ESS
에너지 신산업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 신산업 성과 확산 및 규제개혁 종합대책'에 따르면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내수 12조원, 고용 3만 명 창출이 기대된다고 한다.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자립섬, 마이크로그리드, 스마트시티 등이 자주 거론된다. 도심 빌딩이나 공장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등에 에너지 효율을 높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노력도 진행 중인데 이런 사업들에 있어 ESS는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다. 가파도 에너지 자립섬이나 서울대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이 ESS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ESS는 현재 1㎿를 투자하는 데 배터리 5억원에 출력장치 3억원 등 모두 8억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다소 비싸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이런 고비용 문제를 해결한다면 제5의 에너지라 불리는 '에너지 효율과 절약'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신산업 창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대가 ESS로부터 나오고 있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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