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년 고정가격' 도입 .. 금융사 투자 참여 적극 유도 .. 민원·규제 등 문제점도 개선

현재 모든 절차를 마무리 지었지만 자금조달을 하지 못해 발이 묶여 있는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800㎿, 3조원에 이른다. 가장 큰 이유는 판매 가격의 변동폭이 커 금융사들이 금융주선을 엄격히 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앞으로 20년짜리 계약제도를 도입해 이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신산업 융합 얼라이언스 간담회를 갖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가격 결정 체계를 대폭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대책을 30일 내놓았다.

신재생에너지의 투자를 가로막는 것은 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연, 규제, 민원, 접속용량 부족 등으로 828건의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데 장애요소를 풀어 투자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바뀐 제도는 내년 1월 시행할 예정이다. 이진광 산업부 신재생에너지 과장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장애가 되고 있는 PF 지연이나 민원·규제 등 4개 분야에 대한 문제만 해소해도 파악한 투자 규모만 9조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들쭉날쭉한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20년짜리 고정가격(SMP+REC) 계약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사업자의 수익을 꾸준히 보장해주고 외부 투자 유입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에서다.

장영진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관은 “태양광 사업자의 수입원인 전력판매가격(SMP)과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이 심해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게 어려웠다”면서 “전력판매 매출이 안정되면 PF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MP는 전기 도매가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국제유가 등에 따라 변동이 심한 편이다. kwh당 단가는 지난 2012년 상반기 166원에서 지난해 하반기 92원으로 떨어졌다.

REC는 2012년부터 도입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의 일환이다. 전력 공기업처럼 연간 500㎿ 이상의 발전설비용량을 가진 발전사들은 매년 발전량의 일정량을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채워야 한다.

민간 신재생 사업자는 RPS를 활용해 생산된 전력을 SMP에 따라 한전에 판매한 뒤 추가로 REC를 팔아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현재 REC 입찰에는 3㎿ 이하 사업자만 참여할 수 있고 12년 고정가격으로 REC 구매계약을 진행하는 구조다. 하지만 가격 변동만큼 매출액 변동도 커 금융사들이 PF를 꺼려왔다. 이 과장은 “20년 고정가격제도 등을 도입하면 3조원 이상의 PF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와 함께 주택에 설치하는 자가용 태양광의 경우 보조금 지원비율을 기존 20%에서 50%로 확대한다. 또 월평균 전기사용량 450kwh로 제한된 보조금 지급대상도 모든 가구로 확대하고 학교 옥상 태양광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옥상 임대료를 기존의 10분의1 수준으로 인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신재생 사업에 정책자금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신재생 설비와 관련한 전력망 접속 애로 사항도 해소해나가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민간의 신재생 투자가 활성화되면 석유·석탄·원자력 등 1차 에너지 대비 4.5%(2015년)에 머물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이 오는 2025년에는 11%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se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