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 가격이 REC당 17만원을 다시 회복했다. 새해 초까지 현물가격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REC 구매 발전공기업 입장에선 과징금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가격이 무한정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REC 현물시장 평균거래가격은 REC당 17만4107원을 기록했다. 태양광-비태양광 REC시장 통합 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던 지난 10월 17만4267원에 다시 육박했다. 3월 통합시장으로 REC당 10만8733원에서 출발한 것과 비교하면 70%나 올랐다.

현물시장 REC 가격은 올해 상반기 10~12만원 선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들어 급등하기 시작했다. 7월 13만원을 넘어섰으며 8월에는 14만원, 9월 15만원을 거쳐 10월에는 17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11월에 14만원대로 가격이 내렸다가 12월 들어 가격이 다시 올랐다.

현물시장 REC 가격이 다시 오르는 이유는 발전공기업의 한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이행실적을 정산하는 시즌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발전공기업은 새해 2월까지 2016년 RPS 이행실적을 정산해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의무공급량을 채우지 못하면 정부가 발표하는 REC 기준가격의 15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이런 와중에 발전공기업이 REC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은 현물시장 밖에 없다. 올해 발전공기업은 감사원 지적에 따른 `계약시장` 위축, 규제와 민원 등 여파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도 지연되면서 REC 확보가 더딘 상황이다. 하반기 태양광 REC 판매사업자 선정시장도 종료됐다. 정산까지 두 달 밖에 안 남았고, REC 구매 창구는 현물시장 뿐이다.

이런 이유로 현물시장에서 REC를 구매하려는 수요는 이어지겠지만 가격이 무한정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업계에 따르면 17만원인 현물시장 REC 가격은 이미 내년 발전공기업이 물어야할 과징금 추정치 14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발전공기업이 현물시장에서 REC를 구매하는 것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를 외면한다`는 비판이 부담스럽기 때문이지, 경제적으로 손실을 줄이기 위한 것은 아니란 뜻이 된다.

발전공기업 한 관계자는 “현물시장 REC 가격이 내년 RPS 불이행 과징금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구매할수록 발전공기업은 손실이 늘어난다”며 “아무리 RPS 이행 실적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도 가격이 더 올라 손실이 커지면 그냥 과징금을 부담하는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전력거래소]

(e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