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형 태양광’ 대선판 화두로
민주당 10대 공약에 포함 ‘눈길’..농가소득 증대 방안으로 부상
농촌 난립·주민간 갈등 ‘난제’..작물 생산 감소·경제성 걱정도
대선을 앞두고 태양광 발전 수익을 주민과 나누는 ‘햇빛연금’이 농촌 정책의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농사를 계속 지으면서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은 식량안보와 재생에너지 전환을 함께 달성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남 신안처럼 주민이 주도해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은 지방소멸 대응 전략으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난개발 우려와 높은 초기 투자비용에 따른 경제성 확보문제 등은 여전히 넘어서야 할 과제로 남는다.
■ 10대 공약에 포함된 ‘햇빛연금 ’= ‘햇빛연금’이 농업·농촌의 소득 기반을 강화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농가 태양광 설치로 주민 소득 증대 및 에너지 자립 실현’ ‘영농형 태양광 적극 보급’을 10대 공약에 포함하면서다.
대표 사례로는 신안 모델이 꼽힌다. 전남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안은 태양광 발전 수익을 기반으로 한 ‘주민이익공유제’를 성공적으로 운용 중이다.
읍·면 단위 주민협동조합이 발전사업에 참여해 약 2만명의 주민이 수익을 분배받고 있다. 주민들이 출자자로 참여해 지분을 갖고 배당을 받는 구조 덕분이다. 직접 참여가 어려운 주민에게는 사업 수익 일부를 기부 형태로 재분배해 공동체 이익을 함께 나누고 있다.
전남연구원은 이러한 발전 수익이 지역 내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며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안은 전남 인구감소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2년 연속 인구 증가를 이끌어낸 곳으로 평가받는다.
농민들은 농사를 지속하며 안정적인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에 주목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23년 8∼9월 농민 5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농민의 54.6%가 영농형 태양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농사와 병행 가능성’(41.9%)이 꼽혔다.
이런 흐름에 맞춰 영농형 태양광 기반의 ‘햇빛연금’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전남 영광 월평마을은 전국 최대규모(3㎿)의 영농형 태양광 단지를 추진 중으로, 최근 1단계(1㎿) 준공을 마쳤다.
2022년 설립한 마을협동조합이 사업을 운영하며 발전 수익을 토지 소유자, 경작자, 마을주민과 나누고 있다. 올 5월 기준 28가구가 연간 약 142만원을 지급받고 있다.
■ 확산 앞서 ‘난개발’ 우려도 = 영농형 태양광 확산을 둘러싼 가장 큰 우려는 ‘난개발’이다. 농경연 조사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농민의 65.8%가 ‘농촌 난개발을 심화시키거나 주민 간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이격거리 규제 완화가 쟁점이다.
태양광 발전시설의 이격거리 제한으로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완화하는 조례를 운용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가 이격거리 예외를 허용하자, 외부 사업자들이 주소지를 옮겨 편법으로 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향후 영농형 태양광 관련법 제정 시, 예외 기준을 정밀하게 조율하고 철저히 검증해 난개발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태양광 발전시설의 사후 관리문제도 과제로 남는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과거 농촌형 태양광은 패널 수명 저하나 부실 시공에도 불구하고 교체나 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방치된 사례가 적지 않다”며 “영농형 태양광 역시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생산성·경제성 확보 위한 제도적 설계 필요 = 영농형 태양광에 대한 농민들의 또 다른 우려는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면 작물 생산량이 감소’(17.9%) ‘비농민이 이익을 가져갈 수 있음’(10.6%)이다.
유연한 설치 허용과 철저한 관리를 병행하는 프랑스가 참고 사례로 언급된다.
프랑스는 설치 허가를 최대 50년까지 부여하면서도 비교 농지의 90% 이상 수확량 유지, 영농 불가능 면적 10% 이하 제한, 설치면적 기준 초과 시 연 단위 점검 등 사후 관리 규정을 통해 농지 기능을 철저히 보전하고 있다.
경제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도 요구된다.
남재우 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사무총장은 “영농형 태양광은 작물 재배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일반 태양광보다 구조물이 높고 넓게 설치돼야 해 (일반 태양광보다) 땅이 80% 더 필요하고, 시공비 부담도 크다”며 “높은 시공비로 인한 수익 저하를 보완하려면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부여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하 ⇒ 원문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