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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라면 한 그릇에 과학과 예술을 담다 등록일 2013.04.10 12:00
글쓴이 앞선넷 조회 874

일본 라면

국수는 중국에서 수천 년 전부터 내려 온 음식이다. 하지만 중일조약이 체결된 19세기 후반 중국인들이 대거 일본으로 이동하면서 일본에서도 국수가 인기를 얻게 됐다.

일본 라면은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음식과 예술의 어디쯤인가로 분류되며 국가적 요리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서구에서는 라면이라고 하면 주로 사발면을 연상시키지만 일본 라면은 사발면은 물론, 그 기원인 중국식 국수와도 상당히 다르다.

라면은 국물 맛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시오(소금), 소유(간장), 미소(된장), 돈코츠(돼지뼈) 등. 그러나 이는 가장 기본적인 분류에 불과하며 이 외에도 수천 가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어릴적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국수를 많이 먹어온 나로서는 솔직히 말해 십 년 전 처음 맛본 일본의 돈코츠 라면이 입에 맞지 않았다. 국물이 너무 진하고 기름지게 느껴졌다. 챠슈(일본식 돼지 바베큐)를 한 조각 입에 넣었을 때에는 베트남 쌀국수나 극동지역 국수에 들어가는 고기와는 너무 달라서 고기 부위를 잘못 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와인이나 위스키의 맛을 알게 되는 과정처럼, 나는 지난 수 년의 시간에 걸쳐 라면을 사랑하게 됐으며 라면 요리에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는 사실에도 감동을 받았다. 제대로 된 라면 가게에서는 라면 한 그릇에 들어가는 모든 것에 심혈을 기울인다. 국물맛과 면발의 느낌을 한결같이 유지하는 건 물론, 국그릇의 방향과 김을 뿌리는 각도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생각한다.

라면을 두고 ‘그릇에 담긴 우주’라고 표현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땅과 바다, 산에서 나는 재료들이 모두 들어간 음식이라는 뜻이다. 라면 한 그릇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재료가 20가지가 넘는다. 맛있는 라면이라면 이 모든 재료들이 균형을 이뤄야지 어느 한 가지 재료의 맛이나 향, 질감이 두드러져서는 안 된다.

지난주 우리는 도쿄의 시나가와에 위치한 야마토 라면 학교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라면 요리의 비법을 가르치는 학원이다. 항공엔지니어 출신인 후지이 카오루 원장은 자신의 주특기인 분석적 사고 방식을 라면 요리에 접목시켰다. 그는 자신의 방법을 ‘디지털 쿠킹’이라고 표현한다. 변함없이 일정한 맛을 내기 위해서 라면 조리의 전 과정에 과학적인 방법을 적용시켰기 때문.

후이지의 방법은 커다란 냄비에 모든 재료를 한번에 넣고 끌이는 전통적인 방법과 많이 다르다. 재료들을 각각 조리한 다음 나중에 조합한다. 학생들은 줄자로 재료의 부피를 잰 다음 인덕션레인지에 올려놓고 조리한다. 실험실에서 쓰는 도구들을 사용해 국물의 점도를 실험해가면서 정확한 비율을 찾게 되면 자신만의 비밀 레시피를 만들어 기록한다.

어떤 라면 전문가들에게는 이런 방법이 창의적이라기보다는 병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효과가 있는 방법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3,000명이 넘는 졸업생들 중 상당수가 국내외에서 유명 라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후이지는 자랑스럽게 말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그의 방법이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 주택과 음식점의 부엌에 침투한 기술적 진보의 물결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후이지는 과학뿐 아니라 라면에 혼을 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라면이 특별한 음식이 될 수 있는 비법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친다. 라면을 조리할 때 예술과 개성, 열정, 유머를 불어 넣으라고.

후이지는 “라면은 각 재료들의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다. 국물 곱하기 국수 곱하기 챠슈 곱하기 계란 곱하기. 이들 중 어떤 하나라도 ‘0’이면 전체가 ‘0’이 된다”고 말했다.

아담은 요리사와 작가, TV 진행자를 병행하고 있으며 2010 마스터쉐프 호주판(MasterChef Australia)의 최종 우승자이기도하다. 호주,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등 전 세계에서 일을 하며 다양한 음식을 경험했다. 가장 최근에는 일본 도쿄에서 7년 간 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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