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식탁 파고든 대체식품

업체, 육류맛·식감 구현 주력 .. 글루텐·나트륨 등 첨가물 많아

혼자 사는 직장인 김혜진씨(31·서울 동작구)는 채식주의자가 아니지만 종종 식물성 대체식품을 구매하곤 했다. 대체식품을 먹으면 고기를 먹는 것보다는 건강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대체식품 포장에 있는 제품 설명란을 보고선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많은 첨가물이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김씨는 “대형마트에 갈 때마다 식물성 텐더나 만두가 홍보 매대에 있는 것을 보고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대체식품을 사 먹었는데 이렇게 첨가물이 많은 것을 보니 과연 건강에 문제가 없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과거엔 식물성 대체식품이 채식주의자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생각보다 많은 이들의 밥상에 대체식품이 오르고 있다. 고기보다 건강하고, 맛도 괜찮다는 점을 들며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이들 제품이 실제로 몸에 이로운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과거 중소기업 중심이었던 대체식품시장에 국내 유수 대기업들이 뛰어들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상황에서 국민 먹거리 안전을 위해서도 안전성 등을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현재 씨제이(CJ)제일제당·풀무원·농심·신세계푸드·청정원 등 대기업들은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를 개발하고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채식 전문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출시했으며 싱가포르·미국 등 해외 대체식품 스타트업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대체식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고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 달성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다.

대체식품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인 신세계푸드도 2021년 7월 대체식품 브랜드 ‘베러미트’를 선보이며 대두단백질 등을 이용한 햄·미트볼·소시지 등을 출시했다. 이어 미국에 대체식품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를 설립했다.

올해는 서울 강남구에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하는 레스토랑인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도 개점했다.

풀무원과 농심 역시 자체 대체식품 브랜드를 내세운 비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채식 바람이 부는 모양새다. 일부 지역에선 아예 주 1회나 월 2∼3회 ‘채식급식 날’을 운영하고 있다.

청정원은 채식 브랜드 ‘미트제로’를 출범해 단체급식 대상 대체식품 제품을 공급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대체식품의 소비자 선호를 증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대체식품이 고기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체들이 대체식품은 육류에 비해 ‘맛이 없다’는 소비자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고기의 맛과 식감을 얼마나 잘 구현하는지를 경쟁력으로 보고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들이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내는 데 열중하는 사이 소비자 건강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대체식품에는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기와 비슷한 질감을 내기 위해 대두·밀·완두 단백질 글루텐이 주로 사용되는데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전문가들은 글루텐이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고 알레르기를 일으킬 위험도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일부 제품에서는 포화지방과 나트륨이 1일 영양성분 기준치 이상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체식품이 축산물보다 건강하다는 식의 홍보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크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축산물이 지닌 고유의 영양분과 가치가 있고 대체식품도 우려되는 점들이 많은데도 일방적으로 대체식품이 축산물보다 우월하다는 식으로 광고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하 ⇒ 원문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