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지침자문위원회, '위험 영양소'서 제외 잠정결론 국내전문가들 "새 가이드라인 나올때까지 현행 지침 준수 바람직" 미국 정부가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 섭취에 대한 유해성 경고를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최고 영양관련자문기구인 식사지침자문위원회(DGAC)가 지난해 12월 음식에 함유된 콜레스테롤을 '위험 영양소'에서 제외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가 이 결정을 받아들이면 콜레스테롤은 1961년 미국심장협회(AHA)에 의해 고정 위험요소로 분류된 이래 수십년간 계속된 불명예를 벗게 된다.
이번 결정은 이 위원회가 5년 전 내린 결론과 정반대되는 내용이다.
당시 결정에 따라 2010년 개정된 기존 식사지침은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달걀 한 개에 들어있는 분량 정도인 30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해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나 심장병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인식이 많은 영양학자들 사이에 퍼지는 가운데 나왔다.
이와 관련해 상당수 전문가는 달걀이나 새우, 바닷가재 등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보다도 기름기 많은 고기, 지방분을 빼지 않은 전유, 버터처럼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게 더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DGAC는 이번 결정에서 심장병과 관련 있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경고는 철회하지 않았다. 일부 위원들은 또 당뇨병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 섭취를 계속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DGAC는 이런 내용이 담긴 최종 보고서를 완성해 몇 주 안에 미 보건후생부와 농무부에 제출할 예정이며, 미 정부는 이를 식사지침 개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삼게 된다.
음식에 함유된 콜레스테롤의 유해 여부는 관련 연구가 100년 이상 이어진 지금까지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일부 학자들은 콜레스테롤을 유해 성분으로 지목하지 않는 국가들 사례를 들어 콜레스테롤 경고 철회가 한참 전에 이뤄졌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어떤 학자들은 경고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식사지침은 5년마다 개정되는데 이번 지침이 발표되면 콜레스테롤 문제를 비롯해 많은 논란에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새 지침에는 소금, 소·돼지 등 살이 붉은 고기, 포화지방, 최근 인기가 많은 성분인 오메가3 관련 내용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 영양학과장 월터 윌렛 교수는 콜레스테롤 위험요소 철회 결정과 관련해 "합리적 조치이자 사고의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 단체인 미국심장협회와 유럽심장협회 등에서 아직까지 새로운 치료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현행 지침을 준수하는 게 바람직하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 심장질환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콜레스테롤 섭취에 대한 경각심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는 "이번 콜레스테롤 위험 경고 철회는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건강한 사람들에게 국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만약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그동안의 지침대로 콜레스테롤 섭취에 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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