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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양의 해'의 '양', 넌 산양이냐, 면양이냐? 등록일 2015.02.22 20:10
글쓴이 앞선넷 조회 714

올해는 다 아시다시피 양의 해입니다. 양은 십이지신의 신령한 동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요즘 세계적으로 이 양이 어떤 종류인지를 놓고 논쟁이 붙었습니다. '양의 해'의 양은 산양일까? 면양일까?


양의 종류가 문제가 된 이유는 외국어로 번역할 때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나 중국어에서 양은 다 '양羊'입니다. 하지만 영어를 비롯한 서방 언어와 아랍어에서는 구별이 있습니다.


영어로 따질 경우 산양은 goat, 면양은 sheep입니다. 물론 다 자란 수컷 양은 ram입니다만, 십이지신의 양이 수컷인지, 암컷인지를 따질 필요는 없을 듯해서 여기에서 빼겠습니다.

그러니 서방 매체들이 동양(엄밀히 말하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동물 띠를 번역하면서 혼란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워싱턴포스트는 goat로, USA투데이는 sheep으로 번역했습니다. 각각 '산양'과 '면양'으로 갈라진 셈입니다. 정통지를 자처하는 뉴욕 타임스는 너무 객관을 지향하다 실소를 불렀습니다.


goat로도, sheep으로도 번역하기가 곤란하니까 '뿔이 있는 모든 반추동물 종류를 통칭하는 동물'이라는 긴 번역을 했습니다.전 세계의 지식인, 위키피디아는 뭐라 번역했을까요? 영문판에서 십이지신 가운데 양의 표제어로 산양인 goat를 올렸습니다. 불어판도, 스페인어판도, 아랍어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자 서방 매체들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영국 맨체스터의 한 유력 일간지가 먼저 불을 붙였습니다.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중국식 춘제 행사를 소개하면서 '대관절 양의 해의 양은 무슨 종이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은 것입니다. 역시 영국 버밍엄의 한 신문도 비슷한 사설을 싣더니, 영국 매체 뿐 아니라 미국의 CNN까지 논쟁에 동참했습니다.


"십이지신의 양, 너는 산양이니, 면양이니?"

수많은 서방의 '중국통'들이 갑론을박을 벌였지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답안을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서양 언론들은 중국의 길거리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양의 해 마스코트로 산양이 많은지, 면양이 많은지 조사했습니다.


답은 반반이었습니다. 양을 형상화한 마스코트는 산양 쪽이 더 많을 뻔 했습니다. 하지만 면양 진영에 엄청난 강자가 있었습니다. 중국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이자, 중국의 국민 캐릭터 '시양양'입니다. 그래서 승부를 가릴 수 없었습니다.


이런 서방 세계의 논란에 대해 중국의 반응은 처음에는 "참 수고들 한다."였습니다. 양이 양이지 구분할 이유가 있느냐고 조롱했습니다. 그러면 쥐의 해에 쥐는 새앙 쥐냐, 회색 쥐냐, 다람쥐냐를 따져야 하나, 소의 해에는 물소냐, 젖소냐, 황소냐를 묻느냐, 뱀의 해에는 코브라냐, 아나콘다냐, 살모사냐 구분하느냐고 조롱했습니다.


중국의 저명한 사회학자 황순저는 이런 구분이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십이지신의 등장 내력은 현재로서는 추정할 뿐인지 분명히 확정짓기 어렵습니다. 선사 시대에 민간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언어와 그에 해당하는 의미로 명확한 구별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역시 유명한 민속학자인 구텐싱은 이런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일갈했습니다. "십이지신의 동물신은 그 종류 전체를 통칭하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어떤 종의 양이냐는 명제가 될 수 없습니다. 필요도, 의미도 없는 논쟁입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도 점차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문화에 대한 역외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든 양의 해를 외국어로 번역해 소개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장쑤성 천문학회 협회장인 리민전의 설명입니다. "국가가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해외에 알릴 때에는 스스로 그 함의와 외연에 대해 명확히 규정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외국의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해당 문화의 세부에 대해 그 문화 주체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해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산양'도 '면양'도 '양'이지만, 서방에서는 엄연히 부르는 명칭이 다릅니다. 따라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관념도 다릅니다. 리 회장의 말대로 잘못 번역했다가는 외연도, 내포된 의미도 달리 전달될 가능성이 엄존합니다.

현재 중국 내부에서도 '산양'파와 '면양'파는 팽팽하게 갈라져 있습니다. 먼저 '산양'파의 주장입니다.


1)'양'이라는 한자 자체가 '산양'을 상형한 것이다. 羊이란 한자의 특징은 뿔이다. 이렇게 뿔이 긴 양은 '산양'일 수밖에 없다.
2)'면양'은 중국 북쪽 유목민들이 주로 키우던 동물이다. 중국 대륙 대부분 지역의 사람들이 주로 접한 양은 '산양'이다.
3)중국 전통 종이 공예와 회화에 등장하는 12지신의 양은 대부분 '산양'이다.
4)원명원에서 서양에 약탈된 십이지신 상의 양머리는 '산양'이었다.


특히 난징시 박물관 관장 왕수가 권위 있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십이지신에서 '양'은 중국 고대 가축에서 비롯됐습니다. 고대 갑골문자나 비석문, 각종 고대 기록에서 양은 '산양'의 뿔을 형상화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대 문물 가운데 양의 상징 조형물도 절대 다수가 '산양'을 전형으로 삼고 있습니다. 양모가 풍성한 '면양'은 보기 힘듭니다."


난징시 민속박물관 부연구소장 쉬룽메이도 비슷한 관점의 주장을 펼쳤습니다. "십이지신은 황하 중부 지역의 문화유산입니다. 따라서 그 당시 이 지역에서 가축으로 기른 양, 즉 '산양'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당시 '면양'은 막북(지금의 만주, 몽골 등 초원지역)에서 소수민족이 기르던 가축이었습니다. 게다가 '면양'은 북부 한대 지역 주민들에게 털가죽 '방한복'을 제공하는 용도로 주로 사육됐습니다. 하지만 중국 중원 대부분 지역 주민들은 섬유와 비단 옷을 주로 입었습니다. 겨울에도 여러 겹의 옷을 입어 방한을 했지, 양털 옷을 입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대한 '면양'파의 반박입니다.
1)양은 중국 전통문화에서도 온순하고 유약하며 선량한 동물로 상징된다. 따라서 우악하고 투쟁적인 '산양'보다 '면양'이 이런 이미지에 더 잘 어울린다.
2)십이지신 관련 마스코트를 살 때 홀쭉하고 눈초리가 매서워 전혀 사랑스럽지 않는 '산양'을 사고 싶니, 통통하고 털이 북실북실해 탐스러운데다 눈초리가 순박해 마음을 살살 녹여주는 '면양'을 사고 싶니?
3)'면양'의 고기가 더 연하고 맛있다.


아무래도 '면양'파의 주장이 억지스러워 보입니다. 결국 '산양'파의 승리를 선언할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가장 강력한 반론이 '영어 번역가' 집단에서 나왔습니다.


이번 논쟁은 십이지신 가운데 '양'을 영어 등의 외국어로 번역하는 문제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러니 영어 번역 전문가들의 의견도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들 영어 번역가들은 '면양'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십이지신은 제사에도 쓰였을 만큼 신령하게 받드는 동물들입니다. 중국 고대에 제사에서 '산양'을 추앙했을지, '면양'을 기렸을 지는 지금으로서는 확증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영어로 번역했을 때 '면양'인 'sheep'과 '산양'인 'goat'는 그 뉘앙스, 즉 어감에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영어적으로 'sheep'은 선함과 희생, 속죄를 상징합니다. 반면 'goat'는 악마와 죄, 탐욕을 상징합니다. 그렇다면 신령한 십이지신의 동물 '양'의 이미지로는 'sheep'이 더 어울리고 따라서 'sheep'으로 번역해야 더 적절합니다."


이쯤 되니 저로서는 '양의 해'의 '양'이 '산양'일지, '면양'일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이쪽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고 저쪽 말을 들으면 저 말이 맞습니다.


민속학의 개념에서 접근하면 '산양'을 그 개념으로 삼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십이지신으로 토실토실하고 북실북실한 '면양'보다는 둥글게 말린 뿔이 위엄 있어 보이는 '산양'이 더 어울립니다.


하지만 영어 번역가들의 지적도 일리가 있습니다. 'goat'는 신령하다기보다 악마스럽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게다가 'goat'로 번역할 경우 '산양'뿐 아니라 '염소'로도 해석될 가능성이 큽니다. '양의 해'가 '염소의 해'로 잘못 이해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 손을 들어주시고 싶습니까? '산양'파 인가요, '면양'파 인가요?(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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