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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양치기 개, 일자리 잃나? 목축업에 ‘드론’ 활용 늘어 등록일 2016.04.12 06:59
글쓴이 앞선넷 조회 502

처음엔 공장 근로자와 가게 점원을 대신하더니 이제 로봇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일자리를 넘보기 시작했다. 바로 양치기다.

마이클 톰슨(22세)은 자신이 직접 제작한 드론(무인항공기)이 자신의 누나가 경영하는 뉴질랜드 목장의 양 1,000여 마리를 더 신선한 목초가 있는 곳으로 가장 빨리 몰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200에이커(약 24만 평)에 달하는 목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말이나 ATV(험한 지형에서도 잘 달리게 고안된 소형 오픈카)를 타고 가축의 상태를 확인하고 특정 방향으로 이동시킨다. 마이클 톰슨의 쿼드콥터(프로펠러가 4개인 드론)는 짧은 시간 안에 이 모든 일을 마칠 수 있다.

“물론 (드론에) 한계가 있긴 하지만, 말을 탈 필요도 없고, 말에게 먹이를 줄 필요도 없다. 배터리만 넣으면 된다.”

양들의 반응은? 대부분 드론을 존중하는 것 같다고. ‘저건 또 뭐야’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양들도 드론이 꽁무니까지 쫓아오면 그제서야 ‘아, 젠장, 도망쳐야겠다’고 깨닫는다고 마이클 톰슨은 말했다.

“양들은 자신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존재를 본능적으로 두려워한다.”

호주 아웃백(인구가 희박한 황량한 사막이나 들판)에서 아일랜드 전원 지대까지, 최신 기술에 능통한 축산업자들은 카우보이와 양치기 개를 대체할 비교적 저렴한 대안으로 드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출고가 500달러(약 55만 원)면 구입할 수 있는,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은 구릉성 지형을 빠르게 커버하면서 양과 소를 몬다. 목축업자는 드론의 관점으로 상황을 볼 수 있는 고글을 착용하고 원격으로 제어한다.

마이클 톰슨과 같은 얼리어답터들의 실험은, 지난 20여 년 동안 목축업에 기계를 활용하는 연구를 해온 로봇 공학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1995년 옥스포드 대학교 연구진은 ‘로봇 목양견 프로젝트’를 론칭했다. 연구진은 밀폐된 공간에서 오리 10여 마리를 한 방향으로 모는 박스 사이즈 기기를 개발했다.

좀 더 최근에 들어서는 영국과 스웨덴 연구진이 양과 양치기 개에 추적 장치를 달아, 동물들의 이동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양치기 개가 양떼를 효과적으로 모는 과학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호주 연구진은 소떼를 모는, 바퀴가 4개 달린 로봇을 제작 중이다.

축산업자들은 아직은 양치기 개를 로봇으로 대체할 준비는 안 된 것 같다. 뉴질랜드 농민 단체의 릭 파우드렐은 이렇게 말했다.

“양치기 개처럼 효과적으로 양들을 치려면 로봇이 엄청나게 많이 필요할 것이다. 얼마나 지속가능한가도 문제다. 양치기 개는 재부팅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하늘을 나는 로봇’ 드론이 이제 양치기 개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아일랜드에서 슈퍼마켓 매니저로 일하는 폴 브레넌은 중국산 쿼드콥터 ‘Q500 타이푼’을 1,300달러(약 142만 원)를 주고 구입했다. 형이 운영하는 100에이커(약 12만 평) 규모 농장에서 양을 치기 위해서다. 그는 이 쿼드콥터에 ‘쉡(Shep)’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쉡은 목양견이나 ATV만큼 빨리 양들을 몰 수 있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목축업을 하는 스캇 헌트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드론을 받았다. 그는 소 20마리에게 드론을 실험해봤다. “소들은 드론을 거대한 파리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드론에 좀 더 막중한 임무를 맡길 꿈을 꾸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 농민들은 센서가 장착된 드론을 작물 위로 날려, 작물의 크기와 상태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목축업자들은 무인기로 가축 숫자를 세고, 넓은 목장에 흩어진 가축의 위치를 확인하며, 열센서로 혹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가축은 없는지까지 체크한다.

스코틀랜드 산악지대는 농업 정책상 넓은 목장에서 적은 숫자의 양을 기르기 때문에 양을 찾기가 힘들고 양치기는 하루 종일 수 킬로미터를 걸어야 한다.

“개는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표현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양치기 개와 같은 수준으로 농기계와 교감하지 않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

그래서 잉글랜드 하퍼 아담스 대학교 연구진은 자동으로 가축의 위치를 확인하고 한 방향으로 몰 수 있는 드론 개발에 매진했다. 처음에는 열센서로 가축의 위치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가축의 등에 빨간 표적물을 붙이는 쪽으로 선회했다.

호주 아웃백 목장주들은 최대 100만 에이커(약 12억 평)에 달하는 넓은 지형에서 소떼를 모는 용도로 헬리콥터를 사용한다. 조종사인 잭 헐리는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는 날이 오면 언젠가 자신의 일을 드론에게 내주는 날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의 동료인 로스 맥도웰은 자신은 절대 일자리를 잃을 리 없다고 자신한다. 수천 에이커 부지에서 소 수천 마리를 한 방향으로 이동시키려면 10시간이 걸리곤 한다.

“배터리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기 전까지, 드론은 기껏 해봐야 3시간밖에 일을 지속할 수 없다.”

오래 전부터 인류는 목축업에 개를 활용했다. 기원전 30년경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는 개는 ‘양치기의 위험한 친구’라고 노래했다. 인류는 수백 년 동안 여러 견종을 교배해서 양치기에 적합한 목축용 견종을 만들어냈다. 오스트레일리안 스텀피 테일 캐틀 도그와 헤어리 마우스 힐러, 러프 콜리 등 현재 70종 이상의 목축용 견종이 있다.

개들은 인간의 친구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드론보다 나은 거 아냐, 라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개는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표현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양치기 개와 같은 수준으로 농기계와 교감하지 않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 뉴질랜드 농민 단체의 릭 파우드렐의 말이다.

목축업에 활용할 로봇을 연구하는 학계에서는 사람과 개는 가축에게 스트레스를 주지만, 로봇은 가축을 진정시킨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살아있는 동물의 상태를 측정한다는 것이 쉬울 리 없다. 1995년 로봇 공학자인 리처드 본은 오리를 모는 로봇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그는 심박수와 혈액 검사를 했더니 로봇이 사람이나 ‘동물’보다 오리에게 스트레스를 적게 줬다고 주장했다. 실험에 쓴 ‘동물’이 양치기 개가 아니라 박제한 여우였다는 것이 작은 반전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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