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식량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채소를 건조해 시트 형태로 가공한 ‘베지트(Vegetable+Sheet)’ 제품이 일본에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재난 때 일어날 수 있는 식자재 부족 문제, 비만 등 다양한 식량 과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지트는 100% 식물성으로 채소와 한천만을 원료로 한다. 식품첨가물·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항알레르기 제품으로 1팩에 양상추 2.5개분의 식이섬유가 포함된다. 특히 장기 보존이 가능한 데다 김밥처럼 말아서 도시락을 예쁘게 만들 수 있어 육아 가정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요리 레시피 정보 사이트인 쿡패드에서도 지난해 7월 이후에 검색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연관 검색어엔 도시락·이유식이 올라와 있다.
채소의 화려한 색상을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인한 식생활 변화에 따라 도시락 수요가 늘고 있어 도시락을 화려하게 꾸미는 데 이용한다.
또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수출입 혼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식품가격 급등으로 식량 부족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장기 보존 가능한 베지트가 대안으로 주목된다.
현재 비축 가능한 재난용 식품은 90%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만으론 식이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변비 등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동일본 대지진 등에서도 식이섬유 섭취 부족으로 건강상 문제가 나타난 사례도 있으며 재해 때 ‘채소가 먹고 싶다’는 응답이 33%에 달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과잉생산된 채소를 모두 베지트로 만들면 자원을 아낄 수 있고, 장기 저장이 가능해 식량위기에도 대비할 수 있다. 현재 일본에서 채소는 생산량의 30% 정도가 수확되지 않고 규격 외 등급으로 폐기하는 이른바 출하조절이 시행된다. 채소는 장기 보관이 어려운데 시트로 만든다면 재난이나 식량 부족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라이스페이퍼 등 현재 유사하게 시장에 출시된 상품은 탄수화물 중심이다. 이에 베지트를 개발한 회사는 과일·조미료·다시마 등을 이와 유사한 형태로 가공한 제품도 준비 중이다.
김현규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도쿄지사 과장은 “간편성이 높은 냉동식품은 물론 채소시트같이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활용도가 높은 식품이 인기”라며 “한국 식품기업도 환경을 고려해 남아도는 농산물로 장기 보존이 가능한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하 ⇒ 원문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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