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근육 줄기세포 배양으로 450g 얻는데 1000만원 들어 세계 최초로 세포를 배양해 만든 인공 닭고기와 오리고기가 등장했다. 미국의 바이오 기업 멤피스 미트는 15일(현지 시각) "인공 닭고기로 만든 프라이드 치킨과 오렌지 소스를 곁들인 인공 오리고기 요리를 만들어 시식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식당에서 인공 닭고기 맛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기존 닭고기와 맛이 다를 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회사는 밝혔다. 2013년 네덜란드 연구진이 세포를 배양해 인공 쇠고기를 만들었지만, 닭과 오리 같은 가금류의 고기를 인공 배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멤피스 미트는 상세한 인공 닭고기 제조법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공 쇠고기를 만든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연구진은 소의 근육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다음, 실험실에서 영양분을 주며 배양해 근육과 지방세포로 키웠다. 멤피스 미트도 작년 같은 방법으로 만든 인공 쇠고기로 미트볼을 만들어 공개했다. 멤피스 미트 창업자인 우마 발레티 박사는 "닭은 미국에서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합한 것보다 많이 소비되는 단백질원"이라며 "이제는 닭이나 오리를 한 마리도 해치지 않고 질 좋은 고기를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인공 고기는 축산업에 따른 환경오염을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는 여물을 먹고 방귀와 트림으로 온실가스인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그 양이 지구 전체 온실가스의 18%나 된다. 또 소나 돼지, 닭의 분뇨는 물을 오염시키고, 구제역이나 AI(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면 수천만 마리를 살처분해야 한다. 인공 고기는 이런 문제가 없어 '청정 고
기(clean meat)'라고도 한다. 비인도적 도축을 둘러싼 논란도 없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번에 인공 닭고기 1파운드(450g)를 만드는 데 들어간 돈은 9000달러(약 1018만원). 멤피스 미트 측은 이에 대해 "작년 인공 쇠고기를 만들 때보다는 비용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2021년에는 가격 경쟁력을 갖춰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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