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소독제를 만들 때 쓰는 에탄올이나 이소프로필 알코올 농도를 40%까지 줄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없애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테파니 팬더 독일 보훔루르대 분자 및 바이러스학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손소독제와 그 성분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없애는 데 충분하다는 연구결과를 이달 13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신종 감염병 저널’에 발표했다. WHO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막기 위해 현지에서 손소독제를 만들어야 할 때를 위한 소독제 제법을 두 가지로 권고하고 있다. WHO 권고에 따르면 손소독제를 만들 땐 에탄올 80%, 글리세롤 1.45%, 과산화수소 0.125% 비율이 되도록 멸균 증류수 혹은 끓인 물과 섞으면 된다. 에탄올 대신 이소프로필 알코올 75%를 이용해도 된다. 글리세롤은 보습 효과를 주고, 과산화수소는 외피로 감싸고 있는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다만 시중에선 농도 100% 원액을 팔지 않아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96% 에탄올을 이용해 1L 소독제를 만들려면 96% 에탄올 833.3ml와 3% 과산화수소 41.7ml, 98% 글리세롤 14.5ml를 섞고 증류수나 끓인물 110.5ml 넣어 1L를 맞추면 된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조성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에탄올 농도를 60~80%로 맞추기만 해도 소독력이 있다고 조언한다. 연구팀은 두 종의 WHO 권고 손소독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롯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베타코로나바이러스 등 코로나바이러스 4종을 30초 만에 죽일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손소독제에 코로나바이러스를 넣은 후 30초가 지난 후 바이러스의 활성도를 관찰해 감염력을 얼마나 유지하는지를 봤다. 그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롯한 코로나바이러스 모두 WHO 권고 손소독제에서 30초 내로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독제를 이용해 30초간 손을 닦아내기만 하면 코로나바이러스가 남지 않는 것이다. 알코올 농도가 40%만 넘어도 바이러스는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WHO 손소독제에서 에탄올과 이소프로필 알코올의 농도를 조절한 후 같은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에탄올은 40% 이상일 때, 이소프로필 알코올은 30% 이상일 때 바이러스가 사라졌다. 다만 이소프로필 알코올은 농도가 권고치를 넘은 80% 이상일 땐 코로나바이러스가 일부 남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리세롤이나 과산화수소를 섞지 않고 알코올을 그대로 써도 바이러스는 소멸했다. 에탄올이나 이소프로필 알코올과 물만을 섞은 용액에 바이러스를 넣었을 때는 모두 농도가 30%만 넘으면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소프로필 알코올은 WHO 권고 소독제와 마찬가지로 농도가 80%를 넘을 땐 코로나바이러스 일부가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더 교수는 “WHO의 권장 제형 모두 30초면 바이러스를 불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의할 점은 30초라는 시간이 손 씻기에 권장되는 시간이지만 실제로는 잘 수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하 ⇒ 원문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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