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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본] 아베 총리와 일본의 디플레이션 등록일 13-01-25
글쓴이 앞선넷 조회 208

22일(화요일) 시라가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가 양적 완화프로그램 확대계획을 발표하고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1%에서 2%로 상향조정했다. 아베 신조 신임총리가 일본은행을 상대로 거둔 작은 승리라 하겠다. 지난 달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일본은행에 압력을 행사해 디플레이션을 끝내겠다는 공약에 일부 기인해 총선에서 압승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아베 총리에게 굽혔다고 해서 상황이 그다지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일본은행 발표에 투자자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엔화가치가 미미하게 상승했다. 아베 총리가 경제개혁 공약을 주창하고 자민당이 예상을 상회하는 큰 승리를 거뒀던 지난달만 해도 상당히 열렬했던 시장반응과 대조적이다. 일본은행이 디플레이션 타개전략을 제시할 때마다 반복된 현상이다. 투자자들이 처음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곧 회의론으로 돌아서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근본적 정책문제와 관련된 사안이다. 디플레이션은 원인이라기보다 증상에 가깝다. 디플레이션이 소비자 구매의욕과 기업 투자의욕을 억누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경제를 탈규제화하고 개방하는 구조개혁을 거치지 않는 이상, 생산성 둔화와 임금하락은 계속될 것이다.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고, 비생산적인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차입을 피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은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없다. 일본은행은 새로 찍어낸 돈을 준비금으로 보유하거나 국채매입에만 사용하고 있다. 지난 12월 중순 기준으로 일본은행의 초과준비금은 무려 27조8,000억 엔에 달한다.

물론 아베 총리가 엔화가치에 집중하는 이유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연방은행 총재 등 외국정부관계자들은 일본기업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엔화가치를 낮춰야 한다는 아베 총리의 주장을 비난했다. 일본이 통화 가치절하를 통해 경제번영을 일궈낼 수 없다는 이들의 주장은 맞는 말이다. 아베 총리가 엔화가치 절하를 공격적으로 추구함에 따라 1930년대 이래 유래가 없는 각국의 환율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일본이 기축통화인 미국달러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대대적인 양적 완화정책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본이 받고 있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다.

엔화가치가 2009년부터 2012년 말까지 무려 25% 이상 상승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한편, 환율안정추구를 경쟁적 통화가치절하와 구분해야 할 것이다. 2000년대 말 엔고현상은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수출대기업을 초토화시키지 않았다. 엔고현상으로 초래된 디플레이션이 엔화절상의 수출 악영향을 상쇄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글로벌경제 편입도가 높은 일본이 교역재에 대한 가격수용자라는 사실이 국내경제 전체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엔고가 초래되면서 일본에서는 기대의 악순환이 자리를 잡았다. 디플레이션을 예상하는 일본가계와 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국채와 은행예금에 손을 대지 않을뿐 아니라, 국내 초저금리 때문에 미미한 이자를 받고 있음에도 해외투자를 위해 엔화를 매각하지 않는다. 외국에서 이자를 몇 퍼센트 더 받아봤자 엔화로 환산하면 이익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일본정부의 현 부채수준이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일본에서 자본이탈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이다.

일본은 엔화가치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도구도 결여하고 있다. 법에 따라 일본은행은 외환시장 개입을 중립화해야 한다는 의무를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재무성이 달러를 매입하기 위해 엔화를 매도하면 일본은행이 국채를 매각해서 금융성이 내놓은 엔화를 시장에서 거둬간다는 뜻이다. 즉, 엔화에 대한 수요가 높을 때도 엔화 공급은 증가하지 않는다. 아베 총리 같은 정치인이 일본은행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보다, 일본은행이 엔화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이 디플레이션 방지에 더 효과적일 것이다.

엔화가치 급락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가계와 기업의 디플레이션 기대를 꺾으려면 경제구조를 개혁하는 수밖에 없다. 일본과 일본의 빠른 경제성장을 필요로 하는 세계에 나쁜 소식이라면, 아베 총리가 지난 20여 년 동안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공공지출 증대 등 케인즈식 수요주도 경기부양책만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환율에 대한 집착 때문에 공급주도 개혁을 시행할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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