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는 불량채권문제의 영향으로 대형 은행이 언제든지 파국에 이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물가 목표를 도입할 경우 장기 금리의 급상승 등을 초래해 금융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해 정부로부터의 압력을 물리쳤다.

10년간 일본은행은 제로금리 대책에 국채 등을 사들여 돈을 시장에 푸는 ‘비전통적’이라 불리는 새로운 수단을 써서 금융완화를 지속시켜왔지만, 디플레이션으로부터 탈출은 이루지 못했다. 최근 소비자 물가상승은 지난해 대비 마이너스권에 있다. 일본은행은 이러한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아베 정권의 요구에 응한다는 방식으로 물가목표의 도입에 착수했다.

10년 전과 다른 점은 현재는 금융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부의 부채는 그 당시보다 대폭 늘어난 상황이다. 정부와 일본은행은 장기 금리의 급상승에 대한 재정위기를 회피하며 물가를 안정적으로 상승시킨다는 어려운 작업에 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