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10월에서 12월)에 경제 성과를 나타내는 가장 포괄적인 지표인 국내총생산(GDP)은 계절조정치를 포함할 경우 이전 분기에 비해 0.9% 증가했다고 한국은행은 23일(목) 발표했다. 3분기 GDP 성장률은 1.1%였다.

4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했다. 3분기 GDP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것에 비하면 속도가 붙은 셈이다. 2013년 한 해 전체를 놓고 볼 때 한국 경제는 2.8% 성장했다. 2012년 연간 성장률이 3%로 3년래 최저치였던 것에 비해 회복한 수치다. 연간 GDP 성장률은 2010년 6.3%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향세를 나타냈다.

GDP 데이터는 시장 전망치와 맞아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상반기에 정부 소비가 몰리면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정영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경제성장 전체를 이끌었지만 내수가 성장에 기여한 비중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모바일폰 분야에서 세계적인 제조업체를 보유한 한국은 올해 세계 경제, 특히 선진국 경제가 회복되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세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올 한 해 내내 한국 경제가 계속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2014년 경제성장률은 3.8%, 2015년 경제성장률은 4%로 전망했다.

2013년 한 해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수출은 2.1% 증가했다(이전 데이터에서 수정된 수치다). 2012년 세계 수요 감소로 인해 수출은 1.3% 감소하며, 3년 만에 처음 감소세를 기록했었다. 3분기에 1% 증가하는 데 그쳤던 설비투자는 4분기에는 6.4% 늘었다.

외교통상부는 미국과 유럽,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올해 한국 수출은 6.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ANZ은행 보고서는 “2013년 하반기 데이터에서 볼 수 있듯, 현재 진행 중인 선진국 경제 개선세가 한국 경제 성장을 유도할 것”이라며 “특히 되살아나는 미국 소비・기업 심리는 한국 수출 수요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철희 동양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선진국의 늘어나는 수요를 충당할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재를 공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시아 경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한국은행의 올해 정책 방향에 관해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설문조사에 참가한 애널리스트 9명은 2014년 한 해 내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측했다. 3명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8명은 아마도 올해 4분기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팀 칸던 ING싱가포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3일(목)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전망치(3.8%)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칸던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 부진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뒤 한국은행이 이르면 4월쯤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1월 기준으로 8개월째 기준금리를 2.5%로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한 근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출구전략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신흥시장의 성장 둔화 그리고 자본유입의 변동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