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생산·가공·판매 계열화 견인/ 11만곳…수출 경쟁력 제고에도 힘써

브랜드 육성 위한 금융지원 등, 정부 차원서 다양한 정책 추진

중국의 농업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 중심엔 용두기업(龍頭企業)이 있다. 용두기업은 말 그대로 용머리처럼 농가를 선도하면서 농산물과 시장을 중개하고, 농가 수익 증대에 기여하는 기업 형태를 말한다. 특히 중국의 경제발전과 함께 농산물 브랜드화와 유기농 수요 증가에 힘입어 용두기업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기업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2년 기준 11만개…농업 발전 견인 모델=중국의 농업산업화는 1988년 산둥성의 채소 단지에서 처음 시작돼 1990년대를 기점으로 전국으로 확산됐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2002년 농업법 개정을 통해 농업산업화를 견인할 용두기업의 역할을 제시했다. 그리고 6년 뒤인 2008년 이후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라 유기농과 브랜드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정부의 세제혜택과 금융지원, 경영환경조성 등이 이뤄지면서 중국 내 용두기업 확대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됐다. 용두기업은 지역별로 특화된 농산물 생산과 가공의 융·복합적 관리 및 유통을 전담하며, ‘생산―판매 연계 기지’ 역할을 담당했다.

중국 농업부도 용두기업을 ‘국가중점거두기업’으로 인정하고 농업부문 발전을 이끌기 위한 모델로 운영했다. 2012년 기준 전국 농업산업화합동회에 따르면 용두기업은 국가중점용두기업 1288개와 성급중점용두기업 1만 개, 중소형 용두기업(농업산업화조직) 10만 개 등 총 11만 개로 집계됐다.

국가중점용두기업으로 선정되면 중앙·지방정부가 대규모 생산기지를 조성하고 농가와 연계해 ‘기업+생산기지+농가’ 유형의 생산계열화를 추진하기 위한 재정을 지원한다. 이들 기업의 연간 평균 매출액은 5억7000만위안(한화 1000억원가량)이고, 농산물·가공식품 시장 공급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중국 수출 경쟁력 제고 기수 역할 수행=용두기업은 지역별·품목별·환경적 차이에 따라 4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4가지는 A형(용두기업+생산기지+농가)과 B형(용두기업+합작사+농가), C형(용두기업+일촌일품 촌진(村眞)+농가), D형(용두기업+업종별 협회+합작사+농가)이다. 중국의 농민 전업합작사인 합작사는 동일 품목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경영 주체와 소비자들이 힘을 모아 민주적으로 관리하는 상부상조의 성격을 지닌 경제조직이다. 일촌일품 촌진은 지역 명품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는 마을을 말한다.

이 기업은 또 농산물의 생산·가공·유통의 중심으로서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기수 역할도 담당한다. 농협경제연구소 측은 “용두기업은 생산단계부터 수출국가에 대한 구체적인 시장조사를 토대로 선호도가 높은 품종과 품목을 선택하고, 이를 농가와 계약재배해 구매·보급한다”며 “그 결과는 용두기업이 책임진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농업 발전과 농업의 산업화를 위해 용두기업 지원정책을 마련, 추진 중이다. 국무원은 용두기업이 인수합병·구조조정·주식출자 등을 통해 대형기업집단 형성을 지원한다. 또 용두기업이 지역별로 농산물 품목기지를 조성하고 브랜드를 육성하도록 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도 제공한다.

김강현 농협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농산물 생산·가공·판매의 계열화를 견인하는 중국의 용두기업’이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현재 용두기업을 통해 자국 농업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흩어진 농업 인프라를 통합적·조직적으로 관리하며, 식량안보와 현대농업 건설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 용두기업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