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전 있지만 실무 협의 계속해야 할 상황"
미국과 일본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 방일에도 불구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 타결에 실패, 24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 발표까지 미루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양국은 정상회담 당일 새벽까지 협상을 벌인 데 이어 정상회담이 끝난 후 다시 각료급 협상을 가졌다.
하지만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오후 각료급 협상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상당히 진전은 있었지만 (남은 문제에 대해) 실무 협의를 계속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가 현재 타협점을 좀처럼 찾지 못하는 분야는 돼지고기 관세와 자동차 분야다.
당초 일본이 관세 유지의 `성역'으로 내건 농산품 `중요 5항목' 가운데 쌀, 보리, 설탕은 현행 관세율을 거의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쇠고기도 관세를 현행 38.5%에서 20% 정도로 인하하는 방향으로 타협이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돼지고기 관세. 일본은 돼지고기 수입육의 가격이 낮을수록 관세가 높아지는 `차액관세제도'를 통해 국내 양돈농가를 보호해 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측은 일부 차액관세를 인하하는 양보안을 검토 중이지만, 미국도 정치적 영향력이 센 국내 양돈업계의 압력이 강해 쉽게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당초 차액관세 제도 폐지를 요구했다.
자동차 분야 역시 협상이 난항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이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에 부과하는 2.5%의 관세를 조기에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20년 이상에 걸친 단계적인 관세 철폐안으로 맞서왔다.
미국 측은 이와 함께 미국의 안전기준 등을 적용한 미국 차를 그대로 수출할 수 있도록 일본에 규제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미일의 자동차 안전기준은 크게 다른데다 안전기준을 정하는 문제는 "주권에 관한 문제"라고 반발해 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