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10일(화) 밤 한국이 신흥시장을 벗어나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 접근성이 중요한 기준이다. MSCI는 2008년 이후 매년 한국을 선진국 후보로 고려해 왔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분류되면 한국 주식시장에 중대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투자금 수조 달러가 MSCI 지수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FTSE 그룹 등 MSCI의 경쟁사 두 곳은 이미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했다.
MSCI는 올해 한국의 선진국 편입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적으로 내비친 적이 없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MSCI 지수에 따라 변동시켜 온온 자산관리자들을 포함해 수많은 투자자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여기지 않았다고 말한다.
증권사 CRT 캐피탈 그룹의 피터 래니건 매니징디렉터는 한국의 선진국 지수 편입이 “이미 일어났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1인당 GDP는 포르투갈 등 일부 선진국보다 높지만 MSCI는 한 국가의 주식시장이 ‘선진적’인지 판단할 때에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개방성, 상장 기업의 규모 등 다른 기준에도 집중한다. 과거 MSCI는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과 원화를 거래할 때 겪는 상대적 어려움을 이유로 한국을 선진국 대열에 합류시키지 않았다.
한국이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경우 어떤 여파가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에 대량으로 투자할 수도 있고, MSCI를 엄격히 따르는 동시에 기준을 벗어나는 투자를 할 수 없는 일부 신흥시장 투자자들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줄여야 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 주식의 경우 2010년 MSCI가 이스라엘을 선진국으로 분류한 뒤 기대보다 낮은 실적을 내고 있다. 한편 그리스 주식은 지난 여름 신흥시장으로 강등된 뒤 33% 올랐다.
다른 신흥시장들은 MSCI 지수에서 자신의 지분이 늘어나면서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한국은 현재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16.1%를 차지하고 있다. 18.6%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지분이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분류되면 각각 10.8%, 7.7%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이득을 볼 수 있다.
UBS 의 제프 데니스 글로벌신흥시장전략책임자는 “큰 연못의 작은 물고기가 되는 것보다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한다.
데니스는 투자자들이 “아직도 완전히 자유롭게 한국 시장에 들어갔다 나올 수 없기 때문에” MSCI가 화요일에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할 확률은 30% 혹은 40% 정도가 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MSCI는 한국 외에도 대만을 선진국으로 편입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대만은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12.1%를 차지하고 있다. MSCI는 화요일에 홍콩에서 상장된 주식뿐만 아니라 중국 국내 주식도 신흥시장지수에 포함시킬지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