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1인 가구에 알맞은 소포장 제품이 인기라고 해서 먹거리도 무조건 양이 적어야 잘 팔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삼각김밥, 떡볶이, 피자, 햄버거 등 편의점 간편식 가운데 양이 많은 제품이 매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편의점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단순히 출출함을 달래주는 간식이 아니라 한 끼로서의 든든한 만족감을 기대하는 소비자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업계도 많이 먹는 소비자를 겨냥한 대용량 먹거리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씨유(CU)에서 파는 냉장 간편식 중에서는 대용량을 표방한 '자이언트 시리즈'의 인기가 독보적이다.

자이언트 떡볶이, 자이언트 피자, 자이언트 핫도그 등 '자이언트 3종'은 지난달 말 기준 냉장 간편식 매출 순위 1∼3위에 올랐다. 냉장 간편식 전체 매출 가운데 이들 3개 제품 비중은 58.6%에 달했다.

씨유에서 판매량 기준으로 신라면을 제칠 정도로 잘 나가는 자이언트 떡볶이 1개의 중량은 300ｇ이다. 기존에 씨유에서 판매한 비슷한 종류의 전자레인지용 떡볶이(210ｇ) 보다 양이 50% 가까이 많다.

'빅(Big) 시리즈' 가공유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씨유는 지난해 9월 일반 가공유와 용량을 차별화한 500㎖ 가공유인 '빅딸기우유'와 '빅초코우유'를 출시했다.

그동안 시중에 나온 일반 가공유는 보통 200∼300㎖의 소규격 상품이다. 빅 시리즈 가공유는 용량은 2배 커졌지만 100㎖당 가격은 일반 가공유보다 150원가량 저렴한 1천500원이다.

빅 시리즈 가공유 6종은 현재 씨유의 가공유 판매 순위 10위 안에 모두 포진했다. 대신 기존에 강세를 보이던 200㎖ 가공유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GS25의 효자 상품도 푸짐한 용량을 내세운 간편 먹거리 상품 '위대한 시리즈'다. 2011년 4월 첫선을 보인 피자를 시작으로 치킨, 만두, 핫도그, 햄버거, 탕수육, 떡볶이 등 현재 제품 종류는 19개에 이른다.

총 중량이 276ｇ인 '위대한 버거'는 기존 버거(130ｇ)보다 2배 무겁다. 빵 크기를 4인치에서 5인치로, 패티를 45ｇ에서 125ｇ으로 늘렸다.

'위대한 돈가스 도시락'에는 지름 19㎝, 중량 290ｇ의 돈가스가 들어간다. 업계에서 나온 돈가스 중 가장 크다.

115ｇ인 '위대한 숯불구이 후랑크'도 국내에서 판매 중인 스틱형 후랑크 가운데 가장 크다. 통상 편의점에서 파는 후랑크 제품의 중량은 대부분 70ｇ이다.

위대한 시리즈의 매출은 지난해 전년대비 261.8% 급증한 데 이어 올해 1∼7월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91.5%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자체 상표(PB) '더(The) 커진'을 론칭하고 중량은 늘리고 가격을 낮춘 간편식을 잇달아 내놓았다.

'더 커진 삼각김밥'의 중량은 150ｇ으로 밥 반 공기 정도 양인 기존 삼각김밥(110ｇ)보다 양이 36.4% 많다.

올해 들어 이달 14일까지 세븐일레븐의 삼각김밥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4%인데, '더 커진 삼각김밥'은 35.9%로 약 7배 높다. 삼각김밥 매출에서 대용량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9.7%에서 올해 13.1%로 늘었다.

그 밖에도 '더 커진 빅불고기버거', '더 커진 빅치킨버거', '더 커진 핫도그', '더 커진 단팥이랑크림빵', '더 커진 어묵바' 등 기존 제품보다 양이 많은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소비자 니즈가 다양하기 때문에 편의점이라고 반드시 소용량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삼각김밥의 경우 한 개로는 부족하고, 두 개 먹기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반영해 용량을 키웠다"라고 설명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