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 지난달 개소
소, 돼지, 닭 등 '산업동물'을 전문으로 다루는 수의사를 위한 전문 교육기관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서울대는 지난달 평창캠퍼스 그린바이오 첨단연구단지에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을 개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연수원은 국내 10개 수의과대학 학생들을 상대로 산업동물 임상교육을 하고, 기존 수의사에 대한 재교육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산업동물 전문 수의사로 양성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대 수의대 유한상 교수는 "옛날에는 알음알음으로 농장을 돌아다니면서 실습해야 했고 심지어 졸업할 때까지 소, 돼지를 한 번도 만져보지 못하고 졸업하는 학생들도 많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의대생들 사이에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전문으로 다루는 수의사는 인기가 많은 편이지만, 수익성이 약한 산업동물에 관심을 두는 학생은 많지 않다.
하지만 작년 8월 수의사의 처방이 없으면 항생제 등 동물의약품을 살 수 없도록 한 수의사처방제가 도입돼 산업동물 수의사 수요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고병원성 전염병 발병이 계속 늘어나 이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 교수는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많이 발생했던 질병들이 인적 교류와 교역량이 늘어나면서 2000년대부터 국내 발병이 급격하게 늘었다"며 "하지만 현직 수의사 중에는 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라 일선 전문가에 대한 재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 등은 일찍이 산업동물 임상전문 교육기관을 운영하면서 전문 수의사를 양성하고 있다.
연수원 설립에 필요한 비용은 총 71억원으로, 정부가 70%를 대고 서울대(27%)와 대한수의사회(3%)가 나머지 비용을 충당했다.
본격적인 연수는 내년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연수 인원은 단기연수까지 합해 연간 1천5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연수원은 추후 산업동물 2차 진료 시스템을 갖추고 인턴 수의사와 축산 관계자를 위한 과정도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