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부인사 "1만5천ha 농지 임대 곡물·채소 재배 계획"
북한이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의 농지를 대규모로 임대해 곡물과 채소를 재배할 계획이라고 러시아 극동개발부가 밝혔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막심 셰레이킨 극동개발부 차관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이 아무르주의 농지 1만~1만5천 헥타르(ha) 정도를 임대해 농사를 짓는 사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 문제는 현재 양국 정부 차원에서 논의 중이며 북한 측은 자금 조달과 농지 이용 방안 등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러시아 측에 곧 제출할 예정이라고 셰레이킨 차관은 덧붙였다.
올렉 코제먀코 아무르주 주지사는 지난 4일 현지를 방문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회담하면서 임업 협력뿐 아니라 농업과 건설 분야 등의 협력도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리 외무상도 7일 아무르주와 인접한 극동 하바롭스크주를 방문해 "(10일 간의) 러시아 방문 기간에 농업분야 장기 협력 전망을 살펴보기 위해 일부러 극동 지역을 방문했다"면서 "양국 협력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가 농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농업 개발 자금으로 카타르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차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 차관의 일부를 북-러 협력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북한은 이미 아무르주에서 1천ha 규모의 농지를 임대해 콩·감자 등을 재배하는 합동농장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현재 극동에 일종의 경제특구인 '선도개발지역'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관련 법안을 하루 전 하원에 제출했다. 이 법안이 채택되면 선도개발지역으론 정부가 지정한 외국 노동자 초청 쿼터에 관계없이 외국인들을 불러들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돼 북한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임대 농지에 파견돼 농사를 짓는 사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최근 들어 러시아와 북한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서방과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극동·시베리아 개발을 위해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다 중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진 북한도 러시아와의 협력 확대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