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양식자원

Home > 현장 속으로 > Honey Bee on the NS

제목 [기본] 전남 나주 산골 꿀벌과 함께한 60년 벌치기 노인 임형문 등록일 2016.07.19 04:54
글쓴이 앞선넷 조회 541

전남 나주시 송월동 산골마을. 평택 임씨의 3백년 된 제각. 이곳에 임형문씨의 벌통 200여개가 가지런히 놓여져 있다. 언뜻보면 평범한 벌통들. 그러나 이 속에는 임씨의 보물인 발효완숙꿀이 가득 차 있다.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꿀맛이 최고다. 벌들이 꿀을 물고 오던 5-6월 날씨가 청명하고 날이 좋았던 때문이다. 이 꿀들을 수확할 때가 다 되어간다.    


임씨의 벌치기는 특별하게 기술이 좋은 것은 아니다. 꿀을 많이 생산하는 것도 아니고 비방을 써서 꿀맛을 올리는 것도 아니다. 그저 봄에 꽃이 피어 있고, 오염되지 않은 곳에 벌통을 놓는다. 그리고 벌통에 꿀이 가득 들어차도 무조건 빼앗지 않는다. 그들도 충분히 먹고, 새끼도 낳고, 집도 짓게 하게끔 돌본다. 그리고 자연의 이치대로 기다린다. 꿀들이 벌집에 꿀을 가득 채운지 약 40~60일동안을 기다린다. 이기간에 벌들은 온 천지만물에서 자신들에게 좋은 수많은 물질을 물어다가 벌집 속에 넣고 자신들의 능력만으로 자연스럽게 농축하고 밀랍으로 벌집을 덮는다(봉개). 이렇게 다 된 꿀을 일부 수확해 얻어먹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임씨가 최고로 치는 발효완숙꿀이다.


애초에 돈을 벌자 생각하고 시작한 양봉은 아니었다. 임씨는 6.25 전쟁을 군대에서 겪고 제대 후 집에서 한약유통을 하고자 준비중이었다. 이때 그는 군 생활의 후유증으로 몸이 많이 허약해졌다. 특히 기침이 심했는데, 할아버지께서 구해준 꿀을 먹기 시작하면서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때부터 그는 좋은 꿀을 찾아 전국팔도를 돌아다녔고 꿀에 대한 지식도 많이 얻게 되었다. 그리고는 “이렇게 꿀을 찾아 다닐게 아니라 직접 양봉을 하여 좋은 꿀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하였다고 한다. 좋은 꿀을 만들어 가족들과 나누어 먹고 가족들의 건강도  지켜보고자 하는 것이 임형문씨의 생각이었다. 이렇게 임형문씨의 양봉 인생이 시작되었다.


6.25전쟁 이후는 모든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이다. 그래서 양봉을 한다는 것도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장마에 정성스레 키워온 벌통들이 모두 떠내려가 버린 적도 있었고 좋은 밀원을 찾으려고 리어카에 벌통들을 싣고 하루종일 산으로 들로 끌고 다니느라 녹초가 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임씨는 벌을 치고 꿀을 얻는데 있어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 자연의 이치와 순서대로 기다리고 꿀벌들과의 공생, 공존을 해야만이 비로소 좋은 꿀을 얻는다는 깨달음이다. 과일나무에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시간이 흐르면 풋과일이 농익은 과일이 되듯이 꿀도 마찬가지다. 벌들이 꽃에서 당분을 모아 놓은 풋꿀이 시간이 지나 발효, 숙성되면서 발효 완숙꿀이 된다. 벌들은 벌집에 꿀을 80%만 채우고 는 온 천지사방을 뒤져 좋은 영양분을 꿀에다 섞어 넣고, 자신의 날개짓으로 수분을 말려 자연 농축을 하고, 봉개한 다음 숙성의 단계를 거치면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얻으려면, 벌들이 자신들의 먹이를 충분히 저장하고 숙성시킬 때까지 기다리며 자연의 순리를 따라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1년 내내 꿀 몇 바가지 못 따는 경우도 많았지만 비록 적은 양이지만 최고의 발효 완숙꿀을 얻을 수 있었다.


이렇듯 임형문씨는 60년동안 벌들을 보살피며 쌓은 경험과 정성으로  완숙꿀을 만들어 냈다. 오랜 세월을 양봉에 바치며 벌들과 함께 살아 오면서 그도 이제 90을 바라보는 노인이 되었다. 아직도 좋은 꿀을 만들겠다는 열정은 그대로이지만 기력은 예전만 못하다. 그래도 아들 임익재씨가 자신의 대를 잇고 있어 고맙다.


2대째를 이어가고 있는 임형문과 임익재 부자. 누구나 그렇듯 농삿일을 하는 부모를 둔 자식들은 부모가 하던 일은 물려받지 않겠다고 한다. 임익재씨도 같은 생각이었다. 아버지의 건강도 걱정되던 때라 “돈도 안되고 힘든 일을 왜 저렇게 하실까” 하고 온 집안 식구가 반대했었다. 그렇게 반대를 못이겨 양봉을 잠시 쉰적이 있었다. 가족들은 아버지가 딴 그 완숙꿀을 더 이상 못 먹게 되었다.


임형문씨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평소에 꿀을 즐겨먹는 편이었는데 생산한 집에서 꿀이 없으니 시중에서 사먹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꿀맛은 전에 먹던 꿀맛과는 너무 달랐다. 아버지의 꿀은 달되 단맛이 강하지 않고 또 향이 은은하면서 식감도 좋았다. 아들 익재씨는 아버지가 만든 꿀이 정말 좋은 꿀 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고 “이 좋은 꿀들을 우리 가족들만이 아닌 여러 사람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고쳐먹고 2대째 양봉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버지의 뜻을 이어 자연의 이치와 순서대로 기다리며 꿀벌과 공생, 공존하고 벌들을 내 자식처럼 생각하며 꿀벌 농사를 지어 볼까 합니다. 아인슈타인이 ‘지구에 벌들이 사라지면 지구도 멸망한다.'라고 한 말을 보면 벌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집니다. 한마디로 벌들이 사라지면 식물의 불임(열매를 맺지 못함)이 온다는 이야기 인데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저는 산 속에서 꿀벌들과 꿀을 나누어 먹으면서 꿀벌을 잘 키워 볼까 합니다."

익재씨에게는 꿈이 있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이 좋은 꿀을 같이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자연과 꿀벌과 인간이 공생, 공존하면서 발효 완숙꿀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는 농가들과 함께 힘을 합쳐 발효 완숙꿀을 많이 생산하여 많은 분들이 좋은 꿀을 먹고 행복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행복한 벌치기와 행복한 꿀벌의 동행!,이것이 그가 꿈꾸는 미래다.(CNBNEWS)

회원가입    아이디/비번찾기

 아이디저장     비밀번호저장

  • 앞선 넷
  • 인사말 활동방향 앞선넷 소개
  • 알림방
  • 알림방
  • 앞선 공지
  • 앞선 정보
  • 앞선정보
  • 앞선 자료
  • 앞선 자료
  • 몸애마음애
  • 먹거리이야기
  • 건강생활
  • 현장 속으로
  • 명품청우리한영농조합법인
  • 재래산양연구회
  • 앞선신우
  • 나의 경영
  • 앞선 양식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