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벌초와 성묘 행렬이 본격화되고 있다. 벌초나 성묘길에 벌에 쏘이는 사고가 잇따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사람을 쏘는 벌에는 꿀벌과 말벌이 있다. 꿀벌은 사람이 먼저 공격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좀처럼 쏘지 않지만, 말벌은 공격적이라 주의가 필요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말벌의 발육 속도가 빨라져 개체 수가 급증했다. 7~9월 번식기까지 겹쳐 말벌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졌다.

말벌은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인 존재다. 독성이 강한 장수말벌의 경우, 한 번에 쏘는 독의 양이 일반 벌의 200배에 달한다.

이달 경남지역에서만 벌초하다 말벌에 쏘여 사망하는 사고가 3건이나 발생했다. 말벌 독에 대한 사람의 독성반응은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데, 체질에 따라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말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올해 6월부터 9월 초까지 가야산국립공원 등에서 등검은말벌, 털보말벌 등 벌집을 건드려 공격성향을 분석했다.

말벌은 사람의 가장 높은 부위인 머리 부분을 우선 공격하고, 머리카락 등 검은색 털이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성향을 보였다.

화려한 색을 좋아한다고 알려졌던 기존의 인식과 달리, 말벌의 공격성은 검은색, 갈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순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말벌이 검은색이나 갈색에 강한 공격성을 보이는 이유를, 천적인 곰, 오소리, 담비 등의 검정 또는 갈색 계열의 색상에서 찾았다.

말벌은 일상적인 음악과 대화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약한 진동에도 수십 마리의 말벌이 벌집 밖으로 나오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벌집이 달린 기둥이나 나무에 충격을 주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실수로 나무에 있는 벌집을 건드렸다면, 머리를 감싼 후 최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재빨리 도망쳐야 한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벌침을 억지로 제거해서는 안 된다. 침을 빼기 위해 상처 부위를 자극하면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에 쏘인 부위는 얼음찜질로 독이 퍼지는 속도를 늦추고, 빨리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얼음이 없다면 차가운 음료 캔 등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된다.

벌은 과일 향과 알코올이 포함된 향수에 끌리기 때문에 향기가 진한 화장품을 피하는 것도 벌에 쏘이는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다.(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