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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사라졌다는 꿀벌... 이상 없어요!”…정말일까? 등록일 2023.06.09 09:02
글쓴이 앞선넷 조회 33

지난해부터 한국에 상륙한 꿀벌 집단실종 사건이 화제다. 2006년 미국에서 처음 발생해 아직 수수께끼인 이 사건을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지난 3월 기준으로 협회 소속 농가 8천곳을 조사했는데, 60.9%에 이르는 벌통에서 폐사가 있었다. 보통 벌통 한 통에 꿀벌이 15000마리에서 2만마리 정도가 월동한다. 그 정도면 많이 죽은 것으로 본다.”

 

6일 윤화현 한국양봉협회 회장이 전화 너머로 말했다. 벌통 중 3분의 2가 못 쓰게 된 것이니, 정말 큰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수백억 마리 꿀벌이 사라졌다는 등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통계도 대개 한국양봉협회의 추정에 따른 것이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는 꿀벌 실종사태를 보는 데 온도 차이가 있었다. 농식품부 산하 농촌진흥청은 지난달 25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꿀벌의 생태와 양봉 산업에 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농촌진흥청은 올해 아까시(아카시아) 꿀 생산현황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아까시나무는 5월에 꽃이 핀다. 꿀벌은 아까시나무에서 꽃꿀을 채집하여 벌통에 쌓아두고, 인간은 그것을 가져온다. 아까시 꿀은 국내 꿀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양봉 농가와 양봉 산업의 핵심이다.

 

이날 한상미 국립축산과학원 양봉생태과장이 말했다.

 

“53일에 남부지방부터 조사했는데, 한번 채밀할 때 평균 아까시 꿀 생산량은 벌통당 8.3이다. 평균 3~4회 채밀하는 점을 고려하면, 평년치 생산량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꿀벌 개체 수도 3.3배 증가했다.”

 

한국양봉협회와 사뭇 다른 결과였다. 한쪽에서는 꿀벌의 3분의 2가 사라졌다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꿀벌) 근무 중 이상 무!”라고 하니.

 

열흘이 흐른 지난 7, 생산량 조사가 끝났을 듯해 한상미 과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올해 아까시 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는 적긴 한데, 평년치 정도는 될 거 같다. 지난해에는 워낙 생산량이 좋았다. 다음 주 중에 종합 분석 결과를 발표하려고 한다.”

 

여기서 평년이란 2017년을 뜻한다. 그때 아까시 꿀은 벌통당 17.7이 나왔다. 벌꿀의 생산량은 워낙 들쭉날쭉하여서 평균을 잡기가 매우 어렵다.


1.jpg

 

매년 생산량을 보면, 201717.7이었다가 2018년에는 4.3으로 곤두박질친다. 다시 201943.8kg까지 치솟았다가 2020년에는 9, 2021년에는 11.5, 2022년에는 32.1㎏… 그래프를 그려보면, 평균 내는 게 의미 없을 정도로 뒤틀려 엎어진 ‘3자 그래프가 나온다.

 

벌꿀 생산량은 왜 이렇게 들쭉날쭉한 것인가?”

 

꽃이 피는 게 일주일에서 보름이다. 그런데, 그 짧은 기간에 비가 와 버리면, 꿀벌은 밖에 나가 꿀을 따올 수 없다. 바람이 세도 마찬가지다. 꿀 따러 나갔다 못 돌아오는 수도 있다.”

 

그렇다. 비가 오면 곤충은 날지 못한다.

 

그 며칠의 날씨에 따라 아까시꿀은 한해 생산량에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꿀벌이 가축다??

그래도 한국양봉협회와 정부의 분석 사이에는 간극이 너무 커 보였다.

 

그런데 해답의 열쇠는 조사 방법에 있었다. ‘꿀벌의 개체 수를 평가하는 기준이나 벌꿀 생산량을 산정하는 기준등 합의된 조사 방법론이 아직 정립돼 있지 않은 것이다.

 

우선 양봉협회를 보면, 농가 8천곳에 물어 집계한 것이라서,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정밀한 조사로 보긴 어려웠다. 언론에서 억대의 개체 수를 인용하며 꿀벌이 사라졌다고 연일 보도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조사 대상 농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윤화현 양봉협회장은 벌통 하나에 꿀벌이 10~20% 남더라도 봉군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벌통 전체가 죽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꿀벌들이 겨울이 지나면 줄어드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꿀벌들은 겨울이 되면 긴 휴지기에 들어선다. 벌통에 들어앉아 추운 겨울을 버틴다.. 봄이 되어 벌통을 열어보면, 개체 수가 줄어있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반면, 정부 조사 방식은 매년 동일권역의 농가 38곳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사 대상이 매년 조금씩 바뀌긴 하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유지된다. (추적조사 방식을 하는 이유는 날씨나 기술 등 변수에 따라 너무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조사는 ‘(꿀벌이) 죽은 벌통이 아닌 ‘(꿀벌이 살아남아) 생산 가능한 벌통에서 벌꿀 생산량을 낸 것이라는 한계가 있다.

 

한 과장은 겨울에는 산란을 안 하니까, 월동이 끝나면 꿀벌은 줄어들기 마련이라며 또한, 농가에서 벌통을 합하기도 하니 그런 수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가에서는 벌통의 꿀벌 개체 수가 줄어들면 벌통을 합하기도 하고, 다른 곳에서 벌통을 들여와 새로운 봉군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잊어선 안 될 사실이 있다. 꿀벌이 가축이라는 사실. 인간의 통제 속에 있다는 거다. 물론, 자연 생태계 내에 깊숙이 들어가 다른 동식물과 상호 작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가축과 좀 다르긴 하지만.

 

꿀벌이 올해 100이 죽고, 50이 죽고, 결국에 0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꿀벌이 얼마 뒤 다 없어져 버릴 거라고 우려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 양봉 농가들도 꿀벌 감소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벌통이 줄면 다시 육성해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한상미 과장은 꿀벌이 인간의 통제 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내에서 처음 꿀벌 실종 사건이 이슈가 됐던 지난해의 아까시 꿀 생산량은 의외로 최근 6년 가운데 두 번째로 많았다.

 

과거에도 꿀벌의 집단 감소는 여러 차례 있었다는 게 그의 견해다. 단지 지금처럼 주목을 받지 못했을 뿐이라는 거다.

 

그해 개화기 기상 상황과 날씨의 진폭, ‘꿀벌응애등 기생충과 바이러스 그리고 이와 관련된 기후변화는 물론 농가별 양봉기술의 차이와 사양꿀벌(설탕을 먹여 키운 꿀벌) 도입 등 사육방식 등도 꿀벌의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꿀벌 멸종은 인간 멸종?

우리는 왜 꿀벌의 실종에 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양봉 농가의 생계 등 경제적 요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모두 우려하는 이유는 꿀벌이 우리의 식량과 식물을 유지하게 해주는 꽃가루 매개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꿀벌은 꽃으로 날아가 꿀을 따면서 부지불식간에 꽃가루를 옮김으로써 식물이 열매를 맺게 하고 더 퍼지게 한다.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사라진다(아인슈타인이 했다고 잘못 알려진) 말이 회자하기도 한다.

 

그런데, 꿀벌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섣부른 대안이 오히려 자연 생태계에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는 외국 논문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꿀벌만이 유일한 꽃가루 매개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하 원문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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