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응애 방제로 꿀벌 개체수 증가…생산량 평년 이상”

현장농가들 “집단폐사 피해 커 생산량 격감…정책혼선 우려”

월동 직후 꿀벌 개체수가 평균 3.3배 증가하는 등 올해 꿀벌 증식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대회의실에서 꿀벌 증식 및 아까시벌꿀 생산 현황 에 대한 농식품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벌꿀 작황에 대한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농식품부와 한국양봉협회, 한국양봉농협 등과 함께 3개 권역 15개 지역 총 40개 양봉장을 대상으로 5월 3일부터 조사를 실시한 결과, 월동 직후와 비교 시 꿀벌 개체수가 평균 3.3배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남부지역부터 꽃이 개화하는 특성상 철원지역의 경우 현재 조사하고 있지만 철원지역의 조사를 마친 후 기상청 자료를 이용해 조사지역의 온·습도, 풍속 등 기상 요인을 추가해 꿀벌 증식 및 아까시나무 개화 현황, 아까시벌꿀 생산량 등을 분석해 양봉산업 안정화를 위한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농진청은 꿀벌 개체수 증가 원인을 두고 꿀벌 증식을 위한 양봉농가의 적극적인 응애 방제와 사양관리를 꼽았다.

벌통 내 응애 발생 농가는 40개 조사 농가 중 3 농가에서만 확인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응애가 발생한 농가의 경우도 벌통 당 2마리 이하로 충분히 방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진청 한상미 양봉생태과장은 “추후 기상과 아까시나무 개화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봉군 당 생산량도 평년치(17.1kg/ 통)를 상회하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32.1kg/통)으로 예상된다”며 “벌꿀 생산량도 평년치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양봉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꿀벌집단 폐사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피해를 입었는데도, 올해 꿀 생산량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농진청의 이 같은 발표는 도탄과 실의에 빠진 양봉농가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40년 경력의 김포시 한 전업농가는 “우리 봉장도 지난해보다 올해 꿀벌 피해가 컸다. 지난해 160여 벌통(개상 기준)으로 대략 29드럼의 아까시벌꿀을 생산했으나, 같은 시기 올해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00여 벌통으로 16드럼 정도의 꿀을 생산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나마 우리 봉장은 꿀벌 구입에 따른 비용이 지출되지 않아 다른 농가에 비해 형편이 나은 편” 이라며 “주변 농가들의 경우 꿀벌 구입비와 이동경비,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생산비도 못 건질 형편”이라고 실상을 알렸다.

이를 뒷받침해주듯 한국양봉농협이 지난 한 달 조합원으로부터 아까시벌꿀을 수매한 결과, 총수매량은 4천 드럼 수준으로 지난해 약 8천 드럼에 비하면 절반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만큼 올해 꿀벌 피해로 천연꿀 전체 생산량이 줄어든 결과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경기 남부권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저온에 따른 아까시나무꽃 냉해 피해가 이어져 기대했던 것보다 꿀 작황이 좋지 않았다.

농진청이 예측한 벌무리(봉군) 당 생산량은 그렇다 치더라도 올해 꿀벌 피해가 더 극심했는데, 어떻게 벌꿀 생산량이 지난해와 비슷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한 뒤 “올해는 많은 농가가 꿀벌을 구하지 못해 이동을 포기했을 뿐더러, 이동양봉을 떠난 전업농가들도 지난해보다 확연히 줄어든 벌통으로 벌꿀을 수확했다. 이처럼 잘못된 정보가 정책당국의 정책에 혼선을 주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이 하 ⇒ 원문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