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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꿀벌과 같은 인생을 꿈꾸는 아버지와 아들 등록일 2016.06.28 10:49
글쓴이 앞선넷 조회 394

1974년 젊은 나이에 벌통을 짊어지고 전국 곳곳의 양봉장을 돌며 벌과 청춘을 함께 해온 벌쟁이 아버지 원익진(60)씨, 아버지가 쌓아온 양봉의 가치를 잇고 싶은 아들 원강효(27)씨는 모던한 디자인의 꿀 패키지를 만들어 현대적인 감성을 더해 양봉의 가치를 새롭게 재조명해 가고 있다. 양봉 산물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힘쓰고 있는 ‘꿀이 아주 건강하고 달콤하군’의 줄임말인 ‘꿀건달’ 부자의 이야기다.


꿀건달은 4월 중순 서울 구기동, 정릉동, 평창동 부근의 북한산을 기점으로 강원도 철원 명성산,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서 꿀을 채밀하며 이동 양봉을 하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때는 6월 초순, 아까시 꿀과 감로를 채밀하고 있는 강원도 철원의 명성산을 찾았다. 채밀은 벌이 예민하지 않은 이른 새벽에 이뤄진다. 인터뷰 당일 정오가 돼서야 작업을 마무리한 꿀건달 부자를 만났다.


명성산에서는 2주간 감로를 채밀한다. 감로는 꽃에서 채취하는 화밀(꽃꿀)과 달리 수목에서 얻는다. 기온이 27도 정도 올라가는 6월 초순의 날씨가 되면 식물이 조직 내 수분을 증발시켜 잎의 온도를 떨어뜨린다. 이때 그 수분에 섞여 있는 당분에서 채취한 것이 감로다.

“감로는 일반 꿀에 비해 단맛은 약하지만 항산화 성분인 미네랄과 페놀 함량이 우수합니다. 독일,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일반화됐지만 국내에서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채밀하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원익진)

꿀은 꽃이 피고 지는 시기, 기후조건에 따라 채밀하는 기간이 조금씩 달라진다. 꿀건달에서는 서울 북한산에서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산벚나무 꿀, 팥배나무 꿀, 아까시 꿀을 채밀하고, 6월 초~중순에는 강원도 철원 명성산에서 아까시 꿀과 감로를, 6월 말에는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서 밤 꿀을 채밀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채밀되고 있는 꿀건달의 팥배나무 꿀은 특유의 구수한 맛이 난다.


“황색과 흰색을 띠는 산벚나무 꿀과 아까시 꿀이 채밀되는 시기에 빨간 꿀이 나왔어요. 맛과 향도 달라 의문이었죠. 2009년 농촌진흥청에 의뢰해 국립농업과학원의 전문가가 연구를 진행하며 팥배나무 꿀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영양성분은 아까시 꿀과 비교해 칼륨, 칼슘 성분이 무려 12배나 높았어요.”(원익진)

다양한 종류의 꿀을 채밀하고 있는 꿀건달은 한국 양봉농업 협동조합장이 주관하는 벌꿀시험성적에서 매년 1등급을 받고 있다.

양봉산업에 디자인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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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원강효씨는 군 제대 후 디자이너를 꿈꾸며 앞만 보고 달리던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벌의 개체수를 줄여야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거친 손과 작아 보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고자 두 팔을 걷어붙였다. 그는 왠지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양봉산업에 디자인을 접목해 보고 싶었다. 더치커피가 담겨 있을 법한 모던한 패키지에 꿀의 직관적이면서도 재미있는 표현을 더한 ‘꿀이 아주 건강하고 달콤하군’의 줄임말인 ‘꿀건달’이라는 브랜드 네이밍을 붙였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꿀건달 패키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쇄 디자인을 배워야 했어요. 각종 워크숍에 참여해 타이포그래피를 배우고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익혔죠.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건대 커먼그라운드, 홍대 편집숍, 대학로, 동대문, 을지로 방산시장 일대를 매일 돌아다녔어요.”


디자인 전공을 살리길 바랐던 아버지는 아들이 양봉산업에 뛰어드는 것에 반대했다. 그는 1년여 인턴을 하며 모아두었던 자금으로 직접 기자재를 구입해 다양한 샘플을 만들었다. 과한 멋도, 그렇다고 촌스럽지도 않은 중간 접점을 찾는 데 주력했다.


꿀건달 패키지는 2015년 5월 도시형 장터 마르쉐에서 첫선을 보였다. 꿀의 다양한 맛과 향을 알리며, 고객들에게 받은 피드백을 참고해 패키지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갔다. 완성된 꿀건달 패키지는 2015 제44회 세계 양봉대회에서 108개국 중 패키지 부문 동메달을 수상했다.


대학생 때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공모전에 참여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2013 미국 스파크 디자인 어워드 콘셉트디자인 부문 대상・금상, 국내 기업에서 개최하는 디자인 어워드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패키지부문 20여 개의 상을 수상했다.


꿀건달 제품은 세계 양봉대회 이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살림관, 셀렉트숍 29cm, 디자인 제품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 교보핫트랙스 등에서 판매하게 됐다. 모던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각종 답례품, 선물 제품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꿀건달 패키지를 만든 후 매출이 10배로 뛰었다.


그는 “아직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더 많다”며 보완 후 미국 레드닷, 굿디자인 어워드 등에 출품할 계획이다. 그는 양봉 산물의 가치뿐 아니라 꿀에 담긴 맛과 의미까지도 전달하고 싶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꿀건달 스토리 및 꿀 채집 과정, 꿀의 종류별 효능에 관련된 강의를 비롯해 산벚 크림꿀을 활용한 카나페, 뿌리채소와 감로를 활용한 건강차 등 꿀을 이용해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하며 꿀의 다양성을 알리고 있어요.”


1974년 제주도에서 양봉을 시작한 원익진씨는 1980년대 초반 서울 정릉 부근에서 도시 양봉을 시작했다. 현재 사단법인 양봉협회 서울지회 연구회장을 겸하며 꿀 생산, 서울 상암동 공원에서 꿀벌체험 교육, 지자체 양봉 교육 등을 하고 있다.


“2014년 6월부터 매주 토요일 서울 상암동 공원에서 꿀벌 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있어요. 대상은 가족 단위가 많아요. 5~6살의 어린이 50여 명과 함께 꿀벌의 세계를 얘기해주고, 수벌은 쏘지 않기 때문에 벌 만지기 체험도 하는데 굉장히 좋아하죠.” (원익진)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분봉을 연간 200~250여 통 분양하고 있다. 자연과 환경에서 필요한 꿀벌의 보급과 생태계 복원의 중요함을 전파하기 위함이다. 원강효 대표의 어머니 이채영씨는 국내 여성 최초로 꿀벌 35만 마리 붙이기 퍼포먼스로 여러 번 화제가 됐다.

“꿀벌이 없으면 화분 매개가 되지 않아 자연 생태계가 무너져요. 자연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을 사람들은 그저 무서워하기만 해요. 꿀벌에 대한 거부감을 떨치는 계기도 마련하고 도심에서도 꿀벌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퍼포먼스를 진행했어요.”


그는 이동 양봉을 위해 트럭 8개분의 꿀통을 옮기며 어깨를 다칠 땐 체력적으로 고되기도 하지만, 아버지와 함께 땀 흘리며 채밀할 때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양봉산업의 인식을 바꿔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한다.


“부모님이 농업에 종사하는 지인들로부터 생각만 했지 감히 시도는 해보지 못했다면서 본인들도 부모님을 도와 해보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뿌듯하더군요. 앞으로 양봉의 6차산업화와 더 나아가 새로운 문화 트렌드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하며 새로운 디자인, 아이디어를 접목해 가고 싶습니다.”

그는 “꿀벌은 꽃의 씨앗, 가장 중요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꽃가루를 운반하는 중간 역할을 한다”며 “주위 환경을 이롭게 하는 소중한 존재”라고 했다. 꿀벌과 같은 인생을 꿈꾸는 꿀건달 원강효씨는 오늘도 꿀벌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top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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