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은 수만 마리가 무리를 이루며 집단 생활하는 대표적인 곤충이다. 그 수많은 꿀벌들이 변화하는 환경으로부터 자신들의 주거 공간인 벌집과 스스로를 어떻게 보호하며 살아가는지 자못 궁금해진다. 특히 외부 기온의 변화에 꿀벌들이 어떻게 반응하며 대처하는지 연구한 저널이 있어 소개한다.

꿀벌들이 살기 좋은 적정온도는 섭씨 36도다. 그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꿀벌들은 추운 겨울에는 자신들의 배를 눌러 열을 발산하고, 기온이 상승하는 여름에는 날개를 펄럭이는 ‘날개 부채질’을 하곤 한다. 특히 뜨거운 여름날을 조심해야 하는데, 벌집 속의 유충은 36도가 넘어가면 죽어버리거나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꿀벌들은 기온이 올라간 것을 어떻게 알아채고 부채질을 시작해 벌집의 온도를 낮추는 것일까? 최근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의 연구진은 이 비밀을 풀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방법은 이렇다. 먼저 연구진은 꿀벌의 무리로부터 1마리, 3마리, 10마리의 꿀벌만 따로 다른 용기에 옮겨 놓고 28도 정도의 실온에서 시작해 분당 1도씩 서서히 온도를 높였다. 그 후 언제부터 날개 부채질이 시작되는지 관찰했다.

또한 꿀벌 사회에서 꿀벌들은 유충의 보호 및 양육, 벌집 온도 조절, 혹은 식량 조달 등 각자 맡은 역할이 다른데, 그것에 따른 차이도 있는지 함께 관찰했다. 그렇게 여러 마리를 변화를 주며 실험을 반복했다. 그 결과, 1마리일 때보다 여러 마리가 무리로 있을 때 어느 한 마리가 부채질을 시작하면 다른 꿀벌들이 따라서 부채질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온도가 36도를 넘어갔을 때, 꿀벌이 1마리인 경우 그들 중 19%가, 3마리인 경우 33%가, 10마리인 경우 48%가 부채질을 했다. 그리고 여러 마리가 있는 경우, 더 빨리 부채질이 시작되었다.

주요저자인 첼시 쿡 박사는 저널에서 “무리를 지은 꿀벌들은 개인이나 소그룹일 때보다 환경의 변화에 더 신속하게 반응해 대처하는 것은 물론, 그렇기 때문에 개체를 유지하는 생존율도 더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결국 이 연구결과를 통해 꿀벌은 주변 동료들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꿀벌이 사회적 동물임을 알려주는 동시에 사람을 비롯한 사회적인 동물은 고립되어 있으면 좋을 게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이 연구결과는 ‘동물 행동학’ 저널에 발표되었다. (Dongascience)